피드백은 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 부담스럽다. 피드백 하는 사람은 받는 사람과의 관계가 틀어질까 전전긍긍한다. 피드백 받는 사람은 “내가 언제?” 하면서 바로 방어기제를 가동한다. 피드백을 ‘팩폭(팩트폭력)’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영어로도 blizzard of feedback(피드백의 눈보라)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우리보다 직설적 표현을 더 많이 하는 미국에도 이런 말이 있는 걸 보니, 피드백에 대한 불편함은 동서양 공통이다. 한때 피드백 받는 사람의 마음의 충격(?)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샌드위치 방식을 쓰라는 조언이 있었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피드백을 할 때, 상대방 마음을 편하게 만들기 위해 긍정적인 말로 대화를 시작하고, 전달하려는 메인 피드백 내용을 사이에 끼우고, 마음 달래기로 대화를 마무리하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을 쓰면 피드백 받는 사람이 마음이 편한 상태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수용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도 정말 그럴까? 사람은 듣고 싶은 말을 주로 듣기 마련이다. 샌드위치 방식으로 피드백을 하면, 피드백 받는 사람은 긍정적인 말만 선택적으로 기억하거나, 메인 피드백 내용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아예 기억을 못하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샌드위치 피드백 방식은 권하지 않는다. 대신 ‘여러 번 말해 주었는데도 그 사람은 바뀌지 않아’라고 판단하고 결론을 내리기 전에, 내가 상대방에게 제대로 피드백을 주었는지부터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피드백을 어떻게 제대로 할 수 있을까? 1️⃣흠을 잡거나 잘못을 지적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진정으로 잘되기를 원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시작한다. 2️⃣상대에 대한 비난이나 감정 섞인 말은 금물이며, 구체적 사실만을 바탕으로 얘기한다. 예를 들어 “김 대리는 매번 잘못하네!”가 아니라, “지난 주 작업한 예산 합산이 잘못되어 부서 예산이 깎일 뻔했습니다. 중요 작업은 제출 전 확인해서 실수가 없도록 해주세요.”와 같이 잘못했던 사실과 그로 인한 영향까지 상대방이 이해하도록 피드백을 한다. 3️⃣일이 일어난 후 가까운 시일 내에 하는 것이 좋다. 시간이 흐르면 일의 내용을 제대로 기억 못하고, 상황 설명을 많이 해야 하니 피드백 효과가 떨어진다. 바쁘다는 이유로 피드백을 연말 평가 기간에 몰아서 하는 매니저도 있는데, 상황이 제대로 기억 안 나는 것은 당연하고, 성과를 빨리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도 놓치게 되니 회사에 큰 손해이다. 4️⃣불편한 피드백 대화로 상대방의 기분이 상한 것 같으면, 바로 그 자리에서 좋은 얘기로 마무리하기 보다는 따로 대화 기회를 만들어 기분을 풀어주는 것이 더 낫다. 5️⃣좋은 내용으로 칭찬을 하는 것도 피드백이다. 예를 들어 “지난 번 프레젠테이션 잘 했다. 전문가가 아니어도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설명했고, 회사 비용 절감 효과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가 있어서 빠른 결정을 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피드백처럼, 단순히 ‘잘했어!’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뭐가 좋았는지 그 이유까지 밝히면 피드백 듣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피드백을 잘 하는 것은 중요한 리더십 스킬 중 하나이다. ‘난 아직 매니저가 아니라서 피드백 줄 대상이 없다’라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피드백의 대상을 보통은 직원이라고만 생각하는데, 직원은 물론 동료, 상사까지도 피드백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피드백을 잘 주기 위해서는 연습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어색할 수 있어도 피드백을 서로 자주 주고 받다 보면, 자연스럽게 상대방에게 더 도움이 되는 피드백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엉성하고 부드러운 피드백 보다는 '팩폭'이 낫다

한국일보

엉성하고 부드러운 피드백 보다는 '팩폭'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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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7일 오후 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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