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서재는 어떤 모습인가요?

01. 시간이 나면 이런저런 사설을 찾아 읽으려고 기웃거리는 편인데 오늘 아침 이 글을 보고서 단숨에 저장 버튼을 눌렀습니다. 그리고 잠깐 점심시간에 짬을 내서 커피 한잔 내려 3번을 정독했습니다. 02. '서재, 도서관, 동네책방'이라는 제목으로 쓴 '글항아리' 출판사 이은혜 편집장님의 글입니다. 사실 이 글에는 어마어마한 정보나 트렌디한 감성이 담겨있지는 않습니다. 대신 정말 평소 제가 생각해왔던 책과 공간에 대한 시각을 너무도 공감되게 잘 풀어놓으셔서 꼭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03. 아래는 제가 이은혜 편집장님의 글 중 인상 깊은 대목을 발췌해 옮긴 것입니다. (곳곳에 중략이 있지만 모두 표기하기가 어려워 생략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 서재는 누구의 것이든 흥미롭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가로의 공간은 사실 수직의 깊이를 담보하고 있다. 📌 휑한 서재는 양가감정을 불러온다. 그럼에도 거기 꽂힌 책 몇 권이 보석같고, 그로부터 문학 취향이나 사회적 의식이 엿보이면 그를 알고 싶어졌다. 📌 독서는 의외로 휘발성이 강한 행위다. 저자로부터 흘러나오는 이성과 감성의 양분을 오래 간직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자신이 느꼈던 심정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읽는 것만큼 서평이 중요한 이유다. 📌 "픽션은 도리어 실상을 열렬히 받아들이고 비실상에도 이르게 하는 것"이라는 블랑쇼의 문장에 '사람들은 현실이 더 소설 같아서 더 이상 소설을 읽지 않는다고 말하는데, 소설의 의미는 허구나 환상에 있는 것이 결코 아니다'라는 메모를 했다. 📌 취향은 중요하다. 너와 내가 어울릴 만한지 그 관점과 수준을 측정하는 잣대여서 역사 이래 취향의 공동체는 끊임없이 만들어져 왔다. 다만 두드러진 취향은 가끔 그 취향이 배제한 것들을 상기시켜, 배제가 만들어낸 결핍을 느끼게도 한다. 📌 역설적이게도 궁극의 서재는 텅 빈 공간일 듯싶다. 하지만 이 공백은 언어와 의미로 꽉 차 있었다. 이것은 한창때 수많은 책을 정확히, 잘근잘근 씹어 소화한 뒤 이를 수 있는 경지다. 읽고 난 뒤 그들은 하나둘 책을 '제거'해 여백과 침묵으로써 충만함이 가마돌게 했던 것이다. 04. 저는 마지막 문단이 가장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꼭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서재만 있는 것은 아니구나, 진짜 중요한 건 내 생각과 가치관 속에 어떤 책들과 문장이 자리하고 있느냐가 더 중요할 수 있겠다 싶었거든요. 한편으로는 내 공백을 채울 수 있는 나의 언어와 의미는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돌이켜보게 되었고요. 05. 그러니 혹시라도 시간이 되신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전문을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우리가 요즘 그토록 사랑해 마지않는 서점, 책방, 서재, 카페 이 모든 공간에 대한 관점을 다시 한번 살펴볼 수 있게 해주는 귀한 글이라는 생각이거든요.

[마음 읽기] 서재, 도서관, 동네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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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13일 오후 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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