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서 웹소설로, 래디쉬 이야기>
1. 지난 2012년 국내 매체는, 22세 옥스퍼드 한국인 유학생 이승윤 씨 이야기로 떠들썩했다. 그가 전통있는 영국 명문대학으로 유명한 옥스퍼드의 토론클럽 '옥스퍼드 유니언'의 회장으로 선출된 것.
2. 이후 '창업'의 길로 뛰어든 이승윤씨가 최근 미국에서 '웹소설계의 넷플릭스'로 통하는 래디시의 성공으로 또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3. 스스로 '미디어 혁신'과 '민주화'에 관심이 많다고 밝힌 바 있는 이승윤 씨는 지난 2014년, 전 이코노미스트 한국 특파원이자 국내 수제맥주 브랜드 '더부스'를 공동 창업한 다니엘 튜더와 미디어 스타트업 '바이라인'(Byline)을 창업했다.
4. 바이라인은 '크라우드펀딩'을 이용해 개인화된 신문을 만드는 플랫폼으로 이재웅 전 타다 대표와 '집 없는 억만장자' 니콜라스 베르그루엔 등으로부터 초기 투자를 받았다.
5. 당시 바이라인은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이 이끄는 '뉴스인터내셔널'의 전화 도청사건을 기사로 다뤘는데, 이 사건의 주요 인물이었던 영국 언론인 리베카 브룩스와 관련한 기사를 냈고 브룩스 변호인 측으로부터 '기사 삭제' 압박을 받으며 업계에 이름을 알렸다.
6. 그러나 바이라인 역시 수익모델 창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콘텐츠 생산에 관심이 많은 이 대표는 자연스레 '저널리즘'에서 '웹소설'로 눈을 돌린다.
7. 이후, 이 대표는 2016년 미국에서 웹소설 플랫폼 스타트업 '래디쉬미디어'를 창업한다. 최근 카카오페이지,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으로부터 총 760억원을 투자받은 그 회사다.
8. 이 대표는 지난 2017년 자신의 블로그(미디엄)를 통해 래디쉬를 소개하며 "2011년은 아마존에서 인쇄된 책보다 전자책으로 많이 팔렸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전자책 시장은 침체기를 맞았다"며 "전자책을 즐기는 사람의 60%가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전 세계 수억명의 이용자가 웹소설을 위해 (전자책 기기가 아닌)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9. 래디쉬의 올 상반기 일 매출은 1억3600만원을 돌파했다. 전년 동기 일 매출 530만원과 비교해 25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 월 매출은 약 30억원에 달해 전년 동기 월 매출 1억5000만원 대비 20배 이상 컸다.
10.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지만 바이라인 창업 경험은 래디쉬가 성장하는 데 자양분이 됐다. 이 대표는 블로그에서 "미디어의 수익화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설립했던 바이라인은 작가(기자)의 경제적 자립심을 키우고자 했다. (바이라인이 가진 콘텐츠에 대한) 정당한 지불 DNA는 래디쉬에 남아있다"고 했다.
11. 래디쉬는 광고수익이 아닌 유료 콘텐츠 판매수익을 5대5로 나눠 신인 작가에게도 공정하게 수익을 나눠줬다. 초기 신인 작가들이 플랫폼에 대거 합류한 배경이다. 회사는 인디작가를 위한 연재 플랫폼에서 넷플릭스와 같은 자체 제작 오리지널 플랫폼으로 시선을 돌렸다.
12. 래디쉬 오리지널은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집단 창작방식'을 채택해 속도감있는 자체 제작 콘텐츠 수급이 가능하다. 오리지널 제작팀은 방송계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에미상' 수상작가로 구성됐다. 래디쉬는 데이터 분석 전문가도 제작에 참여, 독자들의 반응에 따라 연재 방향을 설정해 나간다. 작가진의 집단 창의력, 데이터 전문가의 인사이트와 독자의 피드백이 한데 어우러져 창작해 나가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