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이 당신의 결혼식 날 웨딩비디오 촬영 기사로 나타났다고 상상해보자. 아니면 방탄소년단(BTS)이 길 한복판에서 인디밴드처럼 버스킹을 시작한다면 어떤 느낌일까. 이것에 비견되는 일이 음식업계에 있다. <미쉐린 가이드> 별 두 개에 빛나는 덴마크 코펜하겐의 대표적인 레스토랑 노마(NOMA)의 셰프인 르네 레드제피가 햄버거를 만들기 시작했다면 어떨까."
"록다운 기간에 계속해서 제 자신에게 질문을 했지요.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이 과연 뭘까. 내가 지금 제일 그리운 것이 뭘까.” 레드제피는 노마를 햄버거 체인점으로 리모델링해서 오픈하기로 결심한 그 날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조용히 앉아서 찔끔 끊임없이 계속 나오는 코스 요리 같은 건 하나도 그립지 않더군요. 난 사람들이 북적거리며 왁자지껄하게 떠들고 부대껴 즐기던 시간이 미치도록 그리웠어요.”
인당 50만원짜리 정찬을 내던 세계 최고의 다이닝 레스토랑 '노마'의 쉐프 르네 레드제피가 2만 3천원짜리 햄버거를 파는 음식점을 차렸다. 지금 이 순간 완벽한 파인 다이닝보다 더 중요한 건 사람들과 부대끼며 즐기는 시간이라는 아주 '멋진' 이유를 들면서. 물론, 평범한 햄버거가 아닌 누룩 균을 6개월간 발효시킨 고기로 만든 '완벽한' 햄버거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