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이민국의 슬로건이다. ‘핀란드는 당신이 실패해도 두 번째 기회를 주는 나라’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마음껏 도전하고 깨져도 낙오자나 실패자로 낙인찍지 않는 곳이라니. 그런 나라가 있다면 당장 가서 살고 싶다.
2017년 여름, ‘논스(nonce)’라는 커뮤니티를 알게 되었다. 논스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만드는 사람들이 모인 코리빙, 코워킹 커뮤니티인데 뭔가 독특했다. 분명 어렵고 복잡한 기술을 다루는 곳인데, 막상 살아보면 기술보다 더 뜨거운 뭔가가 있었다.
논스에서는 실패해도 괜찮다. 당신의 프로젝트가 실패했을 때 벌어질 일은 이를테면 이런 거다.
우울함에 빠진 당신에게 의준이 다가와 농담을 건네며 웃게 해준다.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을 털어놓으면 영세는 조용히 당신의 말을 들어준다. 유빈은 당신이 관심 있어 할 법한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민지는 당신과 같은 업계에서 일하는 선배를 멘토로 소개해준다. '주변 사람들 모두 내가 잘되길 바라고 있다'는 감각을 늘 느끼면서 사는 거다. 그리고 무슨 일이 있든 이들은 당신과 매일 함께 밥 먹고 운동하며 당연하다는 듯 서로를 돌본다.
이런 사람들과 지내다 보니, 내 안에 있던 막연한 두려움도 점점 옅어졌다. 실패라는 단어는 나에게 알레르기와도 같아서 가까이하면 안 되는 무언가였다. 나를 죽음으로 몰고 갈지도 모르는. 그런데 논스에서는 실패가 대수롭지 않다. 두 번째 기회는 물론이고, 세 번째, 네 번째 기회도 얻을 수 있다.
그걸 눈으로 확인하니 믿지 않을 수 없었다. 그동안 나를 힘들게 하던 짐 덩어리가 알고 보니 내가 억지로 들고 있는 돌 덩어리라는 걸 알게 되면 이런 기분일까. 논스는 나에게 이렇게 묻고 있었다.
지금 당장 도전하고 싶은 일이 있어?
논스는 당신의 두려움이 과대평가 되어있다는 사실을 경험하게 하는 커뮤니티다. 인생의 방향을 영원히 바꾸는 일에 겁내고 싶지 않다면, 망설이지 말고 문을 두드리자. 정말 괜찮은 곳인지 알아보는 일이야말로 실패해도 손해보지 않는 선택이니까. 함께할 용기가 있다면, 논스는 항상 여기에 있다.
새로운 꿈에 도전할 미래 혁명가를 기다리며,
이대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