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핫했던 '버즈피드'가 뉴스 사업을 접기로 했다

1. 버즈피드가 뉴스 사업에는 더 이상 투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한때 뉴욕타임즈조차 긴장하게 만들며, 뉴미디어업계의 신성으로 불린 버즈피드였지만.. 2. 결국에는 뉴스로는 자신들의 경쟁력을 구축할 수 없다는 점을 고백한 셈인데.. 이를 두고 여러 분석과 평가들이 쏟아졌다. 3. 다수의 사람들은 버즈피드는 페이스북에 올라타는 것을 핵심 전략으로 삼았는데.. 이게 어그러지면서 버즈피드의 몰락이 시작되었다며, 콘텐츠 사업자 혹은 미디어 사업자가 어느 한 플랫폼에서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하는지가 다시 한번 드러났다는 평가했으며, 4. 이를 두고, 무료 뉴스의 시대가 끝났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더라. 5. 그런 분석들도 당연히 타당하겠으나,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은 잘 말하지 않지만 버즈피드가 가졌던 가설 중에 처절하게 실패한 게 있다고 생각하는데.. 6. 그건 바로, 데이터 분석을 통하면 흥행 콘텐츠를 무한히 만들 수 있다고 착각한 부분. 7. 초기 버즈피드는, 본인들이 트래픽을 끌어모은 비결을 데이터 분석에서 찾았고, 이 생각이 무한발전해서 마치 데이터 분석을 잘하면 히트 콘텐츠를 무한히 만들 수 있는 것처럼 말했다. 이런 사고방식 속에서 창작자보다는 데이터 분석에 더 많은 투자를 했고. 8. 심지어 버즈피드는 리스티클의 갯수가 홀수냐, 짝수냐에 따라 트래픽이 달라진다고까지 주장했다. 9. 이런 접근이 타당했다면, 버즈피드는 사업을 할수록 데이터가 점점 더 많이 쌓였을 테니 승승장구했어야 하는데.. 현실은 정반대 아닌가? 10. 그리고 시간이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데이터 드리븐’이라는 그럴듯한 말로 포장해서 그렇지, 트래픽이 잘 터진 콘텐츠를 분석해서 그걸 반복하면 트래픽이 잘 나올 거라는 생각은.. 너무 단순한 사고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1. 그게 진실이라면, 결국 데이터를 많이 가지고 있으면 흥행 콘텐츠를 뚝딱 만들 수 있는 셈이니, 데이터만 많이 가지고 있으면 콘텐츠 업계에서 쉽게 짱을 먹을 수 있다는 말인데.. 과연 콘텐츠 비즈니스가 그런 단순한 사업일까? 12. 그리고 이런 생각을 가진 사업자들이 번번이 실패하는 걸 보면, 콘텐츠의 세계는 절대 그렇게 단순하지 않은 셈. 13. 그렇게 단순했다면 콘텐츠 업계가 불확실성이 높다는 말조차 없었겠지. 데이터만 분석하면 되니까. 14. 그런 의미에서 그 콘텐츠가 왜 흥행했는지를 정밀하게 데이터로 분석하는 건 너무나 중요하고도 필수적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걸 반복하면 또 흥행할 거라는 건 너무 순진한 생각이 아닐까? 15. 그리고 이런 불일치가 생기는 이유 중 하나는, 콘텐츠라는 건 투자 비즈니스와 마찬가지로, 결국 미래를 상대하는 일이기 때문인데.. 그래서 과거를 아무리 잘 분석한다고 해도 미래를 정확히 다 맞출 수는 없는 셈. 16. 게다가 투자에는 반복되는 사이클이라도 있지만, 콘텐츠에는 이런 사이클조차 아예 없지 않나? 이런 면에서 콘텐츠가 투자보다 불확실성이 더 크다고 주장할 수도 있고. 17. 따라서 미래에 벌어질 일들에 잘 대응하려면, 과거를 충분히 잘 알아야 하지만, 과거를 잘 안다고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거기서부터는 오만이 아닐까? 18. 그렇기에 창작자와 콘텐츠 사업자가 해야 할 일은, 늘 겸손함을 가지고 독자분들에게 좋은 콘텐츠를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되, 새로운 도전을 할 때는 어떻게 하면 리스크를 줄일지를 치열하게 고민하는 게 아닐까? 내가 히트한 콘텐츠를 만들어봤으니까, 내가 히트 공식을 아니까, 그걸 재현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19. 그렇기에 때로는 ‘안다’는 말보다 ‘모른다’는 말이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할 때가 있는 것 같다리. 나 화이팅 😉 #오늘의아무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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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4월 27일 오전 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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