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I에 작은 피쳐 하나를 더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지메일에서 메일 여러개를 선택하여 레이블을 한번에 추가하는 기능과 비슷한, 별로 새로울 것도 혁신적일 것도 없는 일이었다. 나는 뻔해보이는 기능이지만 혹시라도 디자인 시스템 관점에서나 사용성 면에서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이 있나 확인하려는 sanity check을 목적으로 이를 미팅에서 다른 디자이너들에게 공유했다.
사실 이걸 공유했던 미팅의 목적이 design jam이었던 탓도 있지만, 우리는 다 함께 한 피그마 파일 안에서 각자 스케치를 하며 조금씩 다른 안을 논의하기 시작하였다. 내 디자인에 대한 ego가 커서 라기 보다, 이 단순한 것에 이렇게 까지 모두의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생각에 나는 피드백과 협업의 ROI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일단, 이런 형태의 협업이 갖는 장점은 부인할 수 없다. 혼자서 머리를 싸매고 아이디어를 다 쏟아 내고도 꽉 막혔다는 느낌이 들 때 동료들의 머리를 잠시 빌리는 일은 정말 커다란 도움이 된다.
하지만 때때로 너무 많은 의견과 아이디어는 의사결정의 효율성을 해칠 수 있다. 누군가가 어떤 문제에 깊게 몰두하고 고민한 끝에 낸 솔루션에 그 아이디어가 안되는 이유에 대해서만 몰두하는 사람들도 있고, 문제의 본질을 잘 파악하지 못한 채 대안을 내미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의도는 선하다. 피드백과 협업은 "좋은 것"이니까. 새로운 관점은 필요하니까.
결국 피드백과 협업의 ROI란 의사결정권자의 재량에 달려있지 싶다. 빠르게 나와 다른 견해와 아이디어를 수집은 하되 여기에 너무 주의를 뺏기지 않기. (특히 우유부단한 사람일수록 주목 🙋🏻♀️) 내가 확고한 의도가 있다면 믿고 가보기. 그리고 그것의 결과물에 대해 100% 주인의식을 가지고 책임을 지며 필요하다면 고쳐나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