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 소통 문화를 위한 생각 나눔 634
아들과 속담을 하나씩 이야기하며 누가 더 많이 아는지 내기를 했습니다. 어른과 초등학생의 자존심을 건 대결에서 지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이 녀석이 어디서 배운 것인지 알고 있는 속담이 제법 많았습니다. 살아온 기간만큼 분명히 더 많이 보고 듣고 했을 텐데 순발력이 떨어져서 그런지 초등학생에게 속담 내기에서 패배했습니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
‘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
말과 관련된 속담이 많습니다. 속담으로부터 사람이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자, 위험 요소라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속담을 만든 옛 어른들은 삶으로 깨달은 것 같습니다. 말을 해보니 상황에 따라서 나와 다른 사람을 살리거나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어떤 불필요한 말은 나와 다른 사람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는 것을 배웁니다.
인터넷이 세상에 등장한 이후로 사람들 사이에 소통은 쉽고 빠르며 간편해졌습니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에는 유무선 전화기에 의존했던 것과 비교하면 참 세상 편리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메일과 메신저로 거리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말을 보낼 수 있는 환경이 그렇습니다.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도 말을 걸 수 있으니 소통의 범위와 한계가 없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소통의 격이 없이 살면서 생기는 장점도 많지만 큰 부작용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공격적인 댓글입니다. 댓글은 누군가 인터넷에 올린 콘텐츠에 남기는 피드백입니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콘텐츠는 뉴스 기사, 개인이 생각을 담은 글과 영상,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기 위한 글과 영상 등을 의미합니다. 해당 콘텐츠에 댓글 기능을 붙인 의도는 사람들이 콘텐츠를 읽거나 보고, 자신의 생각을 써보라는 의도로 만들어졌다고 이해합니다.
댓글을 통해 콘텐츠를 본 자신의 소감을 담담하게 쓰는 사람이 있고, 좋은 콘텐츠를 잘 보았다고 감사 인사나 응원의 말을 남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뭐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부정적인 뉘앙스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콘텐츠를 보고 기분이 안 좋거나 다른 생각을 갖고 있어서 반대 의견을 낼 수 있습니다. 제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댓글은 콘텐츠 내용에 대해서 근거 없이 의심하고 비방하려는 사람들입니다. 추측하여 넘겨짚어 말도 안 되는 억측으로 콘텐츠 제작자를 비난하는 내용을 보면 화가 납니다.
근거 없는 부정적인 댓글은, 해당 댓글을 읽는 사람의 마음을 병들게 하기 때문입니다. 댓글로 상처받은 사람들이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즐거운 마음으로 노력할 수 있을까요? 상처를 부여잡고 콘텐츠를 계속 만들어야 하나 그만두어야 하나 고민하지 않을까요?
부정적인 댓글을 쓰는 사람들의 특징은 그렇게 야유하면서 계속 콘텐츠를 구독한다는 것입니다. 소름 돋는 행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콘텐츠에 진짜 관심이 있어서 보는 걸까요, 아님 댓글 달기 위해 보는 걸까요?
다행인 것은 어떤 콘텐츠든 제작자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부정적인 댓글을 다는 사람들을 향해 콘텐츠 제작자 대신 대응해 주시기도 합니다. 아마도 부정적인 댓글로 상처받지만, 계속 콘텐츠를 만드는 이유가 응원해 주는 분들을 떠올려 힘을 얻기 때문이라고 믿습니다.
Interaction 인터렉션은 공연자와 청중들 간의 소통을 의미합니다. 소통이 없는 관계, 조직은 죽어있는 것과 같습니다. 긍정이든 부정이든 사람과 사람 사이에 소통할 때 비로소 관계와 조직은 살아있는 생명력을 느낍니다.
부정적인 비판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부정적인 피드백에도 심리적인 지지와 근거 있는 요청이 있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그러니 오늘 인터넷에서 어떤 콘텐츠를 보고 부정적이거나 비판적인 댓글을 달고 싶은 분들이 계시다면, 피드백의 원칙을 꼭 기억하셔서 품격 있는 말로 소통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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