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간 15만 명을 돌본 정신과의사는 말한다. "살아보니 인생은 필연보다 우연에 좌우되었고 세상은 생각보다 불합리하고 우스꽝스러운 곳이었다"고. 그래서 "산다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사소한 즐거움을 잃지 않는 한 인생은 무너지지 않는다"고." "나이 든다는 게 즐거운 일은 아니예요. 그렇다고 마냥 슬프지도 않지요. 허허. 즐겁지 않은 게 나이 드는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거움을 찾으려고 노력했어요." "노인이 되기 전부터 젊은이에게 얘기 듣는 걸 즐겨야 합니다. 하지만 경청은 무한한 자제력이 필요해요. 그 노력을 놓치면 어디 가서 마이크 받으면 안 놓고 1시간을 횡설수설합니다. 시간은 짧게 느껴지지, 머릿속엔 이 얘기 저 얘기 떠오르지… 그 두서없는 얘기를 듣느라 젊은이들도 인내력 테스트를 받는 거예요." "대학에서 가르칠 땐 매년 1학년 신입생을 받잖아요. 그 덕에 젊은이들과 교류했던 게 몸에 배었어요. 청년들 말을 알아들으려고 나는 애들이 쓰는 신조어부터 공부했어요. 어느 날 작정하고 신조어를 다 뽑았더니 A4용지 5장이야. 그걸 벽에 붙여두고 모르는 말 나오면 사전 보듯 찾아봤어요. 어느 순간 말귀가 트여 인터넷 댓글도 잘 달아요(웃음)." "순간순간 작은 일에 기뻐합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점수를 받을 때 기쁘고, 아이들 생산해서 키워낸 것도 기쁩니다. 친구와 좋은 인연을 쌓은 것도 기쁘죠. 네팔에 의료 봉사 다니는 것도, 광명 보육원에서 아이들 돌보는 것도 즐거워요. 즐거움을 목적으로 그 일을 하진 않았지만 해서 즐거우니 자꾸 하게 되더군요." "그는 책에 이렇게 썼다. ‘어떻게든 살아가고자 애쓰면 마법처럼 막다른 곳에서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이게 여든 다섯 해를 살아본 내가 당신에게 말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진리다.’ 나는 그 말에 크게 위로받았다." "그런 생각은 인위적으로 끊어낼 수 없어요. 잊으려고 애쓸수록 과거는, 미래는, 괴물처럼 커져요. 방법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밌는 일을 찾는 거예요. 원한을, 걱정을 잠시라도 잊을 수 있는 즐거운 일을 찾아서 야금야금해야죠. 상한 마음이 올라올 틈이 없도록. 불안을 끊어낼 순 없지만 희석할 순 있거든요. 그렇게 작은 재미가 오래 지속하면 콘크리트 같은 재미가 돼요." 50년간 15만명을 돌본 정신과의사가 밝힌 ‘행복의 과학’. 행복은 신기루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은 분명히 있음을 알려준다. 일단 순간순간 작은 재미를 찾고, 더 경청하는 습관부터 들여야겠다고 결심했다.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행복은 신기루, 작은 즐거움으로 슬픔 덮고 살아야" 85세 정신과의사 이근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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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의 인터스텔라] "행복은 신기루, 작은 즐거움으로 슬픔 덮고 살아야" 85세 정신과의사 이근후

2020년 8월 26일 오전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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