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가벼워서 좋았다. 핸드폰 요금이 얼마 나오지 않는다는 것도, 배터리가 오래간다는 것도, 오래 써도 기계가 멀쩡하다는 것도 좋았다.(나는 이 2G 단말기를 8년 넘게 썼다.) 무엇보다도 목적을 달성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나는 드디어 ‘탈(脫)인터넷’할 수 있었다. 딱히 급하지도 않으면서 거리에서 메일을 확인하고, 검색을 하고, 쇼핑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는 말이다.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누리게 되었던 것이다." "다시 스마트폰을 쓴 지 일 년이 넘었다. 연결되지 않는 삶을 여전히 추구하지만 예상대로 그리 성공적이지 못하다.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그렇다. ‘카카오톡’과 ‘트위터’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앱을 안 깔았지만, 어느 날 깔지도 모른다. 재난 문자가 오고, 길찾기 서비스를 이용하고, QR코드를 찍어서 도서관에 들어가기도 하는데, 이런 걸 꼭 할 수밖에 없나 싶다. 다시 돌아갈 수도 없다는 것도 안다. 이런 삶이 스마트한 것 같지도 않고 행복한 것 같지도 않다." 가끔은 스마트폰 없이,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만끽하던 나날들이 무척 그립다. 스마트폰 중독에서 벗어나고자 2G폰으로 전환했다가 다시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된 소설가 한은형의 '공감가는' 체험기.

[한은형의 느낌의 세계] 스마트폰을 떠났다 돌아와보니...

Naver

[한은형의 느낌의 세계] 스마트폰을 떠났다 돌아와보니...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또는

이미 회원이신가요?

2020년 9월 3일 오전 9:1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