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반열에 오른 사람들은 평가 받는 걸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1. 세계 최고의 시계 회사 중 하나인 ‘파텍 필립’의 슬로건은 다음과 같다. “당신은 사실 파텍 필립을 소유한 것이 아니라, 그저 다음 세대를 위해 잠시 맡아둔 것일 뿐입니다” 2. 1839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창업한 파텍 필립은 유서 깊은 기업으로, 오늘날에도 자타공인 최고의 시계 회사로 인정받고 있다. 3. 특히 파텍 필립의 시계는 비싼 것으로 유명한데, 소더비(Sotheby’s)와 같은 경매에 나왔다 하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시계라는 기록을 종종 경신하기도 한다. 지난 2014년 스위스 소더비 경매에 파텍 필립의 회중시계가 나왔는데, 2398만 달러(약 317억 원)에 낙찰됐다. 4. 최고의 시계 브랜드인 만큼, 파텍필립을 소유했던 사람들 역시 역사적인 인물이 많다고 한다.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 엘리자베스 2세, 다이애나 스펜서 왕세자비 등의 귀족은 물론, 표트르 차이콥스키, 리하르트 바그너, 파블로 피카소, 레프 톨스토이와 같은 예술가들. 과학자 마리 퀴리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정치인 존 F. 케네디, 넬슨 만델라까지. 나열하고 보니 파텍 필립 소유자 목록이 마치 위인전기 목록처럼 보인다. 5. 파텍 필립은 판매 정책 또한 독특하다. 파텍 필립 모델 중 최상급이나 한정판 모델을 구매하기 위해선 자신의 시계 구매 이력을 제출해야 한다. 그러니까 (고객이 파텍 필립의 최상급 시계를) 소유할 자격이 있음을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것이다. 6. 이토록 유서 깊은 기업의 행사를 준비하다 보면, 공부해야 할 것이 많다. 기업 역사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라도 있어야 그 품위에 어울리는 요리와 의전을 준비할 수 있기 때문. 7. (그렇게) 행사 전날부터 모든 메뉴의 준비 미장 상태를 하나하나 점검했다. 드디어 행사 시작. 우리는 준비한 그대로 일사불란하게 조리하고, 소스를 뿌리고 접시에 음식을 담았다. 메인 식사까지 나갔다. 그 순간 아차 싶었다. 정신없이 코스 요리를 시간에 맞추는 것만 집중하다 보니 잔반 체크를 하지 않은 것이다. 8. 잽싸게 스튜어딩 쪽으로 뛰어갔다. 그런데 이상하다. 잔반통만 있고, 속이 비어 있다. 잔반통을 새것으로 교체했냐고 물었더니 아니란다. 잔반으로 나온 게 없어서 새것처럼 보이는 것이라는 대답이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이야~ 오늘 느낌 좋은데!’라는 혼잣말이 튀어나왔다. 9. 호텔의 주방 책임자라면 멋지고 화려한 요리만 보고 만질 것 같지만, 잔반, 즉 음식물 쓰레기에 각별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 (그날 사람들이 먹다 남은 잔반의 양이야말로) 우리가 만든 요리에 대한 가장 엄정한 평가이기 때문이다. 10. 하지만 평가를 두려워하는 최고는 없다. (최선을 다했다면, 그 어떤 평가도 두렵지 않으며, 설령 냉정한 평가를 받았더라도 최고라면 이를 자신을 발전시키는 동력으로 삼을 테니까)

[유재덕 셰프의 요리와 그리고] 평가를 두려워하는 최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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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덕 셰프의 요리와 그리고] 평가를 두려워하는 최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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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19일 오후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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