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겨울. 김 선생님과 메일을 주고받으면서 시각장애인 독자가 내 글을 듣는 속도에 관해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김 선생님은 일반적인 컴퓨터에 ‘센스리더’라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서 쓰신다. 화면을 음성 언어로 변환하는 프로그램이다. 변환된 나의 글을 샘플로 보내주시기도 했다." "하루는 선생님이 이런 메일을 보내주셨다. “사진을 볼 수 없는 저로선 그분들의 인터뷰 음성을 짧게라도 들어봤으면 하는 욕심이 듭니다. 그럴 수 있다면 더 생생하게 그분들을 느낄 것 같습니다.” 나는 반성한 뒤 다음날 ‘인터뷰 음성 지원’ 기능을 추가했다. 녹취 파일 중 인터뷰이의 특징이 유독 잘 담긴 구간을 3분 분량으로 편집해서 올렸다. 그러자 문경에서 만난 농부님의 목소리뿐 아니라 평상 위에서 수박 써는 소리, 바람이 벼를 스치는 소리, 하우스에서 오이를 따는 소리도 인터뷰 원고에 포함되었다. 시각 정보와는 또 다르게 강렬하고 구체적이었다. 김 선생님께서는 이것을 ‘행복한 소리’라고 말씀하셨다." "'일간 이슬아’는 비장애인에게 더 편리한 매체로 시작했지만 해를 거듭하며 조금씩 수정되고 있다. 한 사람의 시각장애인 구독자를 만나면서 그렇게 되었다. 내가 놓친 부족한 점이 여전히 많을 텐데 필요한 것을 알아챌 때마다 빠르게 개선하고 싶다." 시각장애인 구독자 한 분의 의견을 허투루 넘기지 않고 개선을 위해 힘을 쏟았다. 이제는 '월간 이슬아'에서 텍스트 뿐 아니라 '행복한 소리'가 흘러나온다.

[직설]청각 정보와 함께하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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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8일 오전 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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