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럴 때 추천해요 : "유려한 단어가 아니라 진짜 철학을 이야기하는 브랜드를 만나고 싶을 때"
01 . 책 제목만 보고서 '왜 이런 책을 추천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드시겠지만, 책을 처음 접한 저도 '왜 이런 책이 나온 걸까...?'라는 의구심을 가지고 접했습니다. 그리고 책의 부제보다도 더 크게 써 있는 '닥(?)고기 마니 머거'라는 카피도 참으로 생경했고 말이죠.
하지만 생각보다 책은 여느 기업의 흔한 경영 이야기, 브랜딩 이야기들보다도 흥미로웠습니다. 그래서 아직 한국에 진출하지도 않은 이 브랜드의 이야기를 한 번 소개해 볼까 싶었죠.
02 . ⟪위대한 치킨의 탄생⟫은 최근 10년 사이 미국에서 가장 많은 소비자 호응을 이끌어낸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칙필레(Chick-fil-A)'의 성장 스토리를 담고 있습니다. 소고기 패티 경쟁이 과열을 넘어 광기에 가까운 경쟁구도로 가고 있던 시점에서 젖소가 “닥고기 마니 머거(Eat Mor Chikin)”라고 외치는 한 장 사진으로 큰 반향을 이끌어낸 캠페인은 그 등장부터 칙필레가 꽤 희한한 브랜드라는 것을 인지시키기에 충분했죠.
03 . 하지만 칙필레는 의외로 꽤 튼실한 경영철학을 가진 브랜드이기도 합니다.
(가급적) 점주 1인당 매장 하나만 운영하도록 한다
주식시장에 상장하지 않는다
일요일에는 문을 열지 않으며 매출의 일정 부분은 기부한다
직원을 위한 장학 제도를 운영하고, 본사보다 가맹점 운영자에게 유리한 계약조건을 유지한다
새로운 매장을 열 때마다 1년 치 무료 교환권을 제공한다
마치 19세기 기독교 교리에 근본 한 가족 경영 시절에나 있을 법한 이런 철학들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04 . 그러나 생각보다 책 내용은 브랜딩의 본질을 건드리고 있기도 합니다.
사실 근 15년간 출간된 브랜딩, 마케팅 스토리 책들은 대부분 실리콘밸리 식 성공 이야기를 다루고 있거나 완전히 반대로 일본, 유럽 등지의 장인 정신 물씬 풍기는 로컬 브랜드를 다루는 형식이었습니다.
이들이 잘못되었다기보단 마치 브랜딩이라는 게 하나의 성공 공식을 가진 것처럼 몰아간 다음 어느 시점에는 이르러서는 이 정도로는 성장해야 좋은 브랜드라고 결론 맺는 그 알 수 없는 법칙을 만든 저널리스트들의 문제가 더 컸죠.
05 . 그런 때 등장한 칙필레의 성공 사례는 '그래. 브랜딩이라는 게 결국 자기가 확신하는 이념과 철학을 바탕으로 행동하며 그 결과물을 타인에게 소개하는 거였지'라는 가장 간단한 원리를 깨우치게 만드는 효과를 주었습니다.
더불어 '착한 브랜드', '공격적 경영' 같은 말을 붙이지 않아도 치킨버거라는 수백 년은 된 상품을 다시 대중화시키는 데 성공했고, 미국 프랜차이즈 점유율 1위와 맥도날드의 2배를 넘는 점포당 매출이라는 성과를 이루기도 했죠.
06 . 따라서 '나 그동안 겉멋 가득한 브랜딩 이야기에 좀 지쳤어'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유려한 단어 대신 '회사', '직원', '고객', '철학', '대중성' 같은 아주 일반적인 단어만으로도 자기다움을 완성시킨 칙필레의 사례를 한 번 들여다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에서 독특한 경영 이념으로 호평을 받은 '이삭 토스트'의 초거대 미국 성공기처럼 느껴지기도 했으니까요, 경영과 브랜딩 이 모두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 한 번 추천드려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이미 회원이신가요?
2023년 10월 14일 오전 1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