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강점은 소재나 기획 결정권자가 저희라는 거예요. 누구나 경험담을 풀어놓을 수는 있지만, 콘텐츠 소재로 채택되기는 쉽지 않죠. 저흰 저희가 하겠다고 결정하면 그만이에요. <문명특급>이 1824세대에게 공감대를 얻은 건 이 부분이 중요했다고 봐요. 대부분의 조직에선 90년대생이 결정권자는 아니잖아요."
"홍 PD는 자신의 블로그에 ‘90년생은 프로불편러라는 수식어를 창조한 영광의 첫 세대다. 우리처럼 싫은 걸 싫다고 말하는 후배를 외면하지 말자. 마지막으로 우리가 분노했던 어른들의 모습을 절대로 잊지 말자’라고 썼다. 이런 마음가짐이 프로그램 제작에도 그대로 투영됐다."
"(촬영) 분위기가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요. 원래 촬영 현장에서 제작진 리액션이 크면 오디오가 맞물린다고 해서 조용히 시켜요. 저도 처음엔 그렇게 배웠고요. 연출자가 되어보니 현장에서 (스태프가) 웃는 걸 억지로 웃지 말라고 하는 게 이상했어요. 제작진과 출연자로 만나는 것이긴 하지만 ‘초면’인 사람들이 모인 자리잖아요. 같이 웃거나 감정표현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웃음소리가 너무 크면 편집할 때 소리를 좀 줄이면 돼요. 인간 대 인간으로 편하게 대할 수 있게 배려하자 싶었죠."
"모든 언론, 미디어 산업이 젊은 사람들의 노동력으로 굴러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저흰 뉴미디어잖아요. ‘뉴’가 중요하다고 봐요. 긍정적으로 보면 모든 적폐와 차별적 노동구조를 뒤엎고 새 출발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요. 이 업계에선 가장 선배가 저나 재재예요. 선례가 없거든요. 사람을 갈아 넣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에 있어선 배울 선배가 없고, 조직이 없어요. 그래서 지금까지가 아니라 앞으로가 더 중요한 거예요. 우리가 다시 시작하고 싶어요. 뉴미디어 제작 시스템은 기존 방송과 분명히 다르거든요. 당장은 어렵지만, 꼭 해내고 싶어요."
유튜브 웹예능 ‘문명특급’으로 80만명의 구독자를 모은 이은재·홍민지 PD 인터뷰. 90년대생인 두 사람이 스스로 기획·소재를 결정할 수 있었던 것이 1824세대의 열렬한 지지를 얻게 된 비결. 젊은 사람들의 노동력으로 굴러온 미디어 업계에서 적폐, 차별적 노동구조를 뒤엎고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뉴'미디어 제작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바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