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의 태동부터 창업자 케빈 시스트롬이 물러날 때까지 약 10년간의 여정을 다룬 No Filter를 오디오북으로 다 듣다. 흥미진진한 실리콘밸리 창업스토리가 시작되자마자 1조짜리 M&A딜이 터지고 이 사진SNS가 전세계인에게 어떤 큰 영향을 미치는지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원래 시스트롬이 의도한 것이 아니었지만 이 예쁜 사진을 공유하는 플랫폼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외모를 더 가꾸게 만들고, 허영을 쫓고, 멋진 사진이 찍히는 곳에 여행자가 몰리게 하고, 많은 패션-화장품 회사들을 뜨게 만들었는지 놀라울 정도다. 1조에 인수될 때는 사람들이 말도 안되는 가격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1억명 이상이 쓰고 연매출을 20조원가량 올리는 엄청난 플랫폼이 됐다. 반면 페이스북이 20조이상을 주고 인수한 왓츠앱은 (사람들이 많이 쓰기는 하지만) 아직 매출을 거의 올리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케빈 시스트롬은 2012년 페이스북에 인수된 뒤에 떠나지 않고 독립적으로 인스타그램을 잘 운영한 것처럼 보였다. 마크 저커버그는 처음에는 나름 독립적으로 인스타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해줬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매출 등에 대한 압박이 커졌다. 그래도 점잖고 온순한 편인 시스트롬은 저커버그와 충돌이 없이 잘 지내던 편이었는데 2018년에는 그게 한계에 달해 결국 회사를 떠나게 됐다. 책을 읽어보면 겨우 10여명 팀이던 인스타그램이 페이스북에 인수된 뒤에 성장한 것이 페이스북 인프라덕도 있지만 시스트롬의 일관된 철학과 비전 덕분인 것 같다. 그런데 나중에 그런 점을 인정하지 않는 저커버그와 점점 갈등이 심해졌던 것 같다. 어쨌든 인스타그램이라는 엄청난 플랫폼의 영향력, 페이스북이라는 회사에 대해서 다각도로 들여다 보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책 같아서 추천할 만하다. 아마 번역판이 나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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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1일 오후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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