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를 막기 위해 술도 막으려는 핀란드]
가을로 접어들며 핀란드의 낮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핀란드는 평소에도 10월 ~ 11월은 우울증과 자살, 무기력증, 거기에 독감이 온 나라를 휩쓰는 시기입니다. 여기에 올해는 코로나 19까지 덮친 상황입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니 우선 핀란드 정부는 늦은 밤 술을 파는 것에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1. 핀란드는 유럽에서 주류 소비량이 상당히 높은 국가 중 하나입니다. 춥고 어두운 겨울에 술집에서 알코올을 들이키며 우울감을 달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지요. 이 과정에서 독감 바이러스가 퍼지기도 하고, 면역력이 떨어지며, 기저질환을 가진 이들의 건강이 악화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손에 꼽히지만, 부족한 일조량 때문에 음주 사건사고와 자살률도 높은 곳이 바로 이곳... 핀란드입니다.
2. 핀란드 정부는 (안 그래도 우울하기 짝이 없는) 가을철에 코로나 19가 국민들의 육체/정신 건강에 더 문제를 일으킬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래서 일일 확진자 수가 150명 대 이하로 내려갈 기미가 보이지 않자 가장 먼저 술집에 제동을 걸기로 했습니다. 다음 주부터 술집, 바, 클럽의 운영 시간이 오전 1시까지로 제한됩니다. 나아가 알코올 판매는 정각까지만 허용됩니다. 집단감염이 연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수도권의 경우, 운영 시간을 더 짧게 제한하는 강력조치도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3. 핀란드 요식업, 주류판매업자들은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라고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운영시간을 줄이던, 원상복귀를 하던, 이미 줄어든 매출이 회복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이지요. 약 7만여 명으로 추산되던 업계 종사자 수는 5만여 명 대로 쪼그라들었고, 이들도 대부분 운영에 큰 타격을 입은 상태입니다.
4. 일각에서는 (평소 핀란드의 가을철 우울감에 코로나 19발 우울감까지 덮치면서) 올해 가을에 우울증 및 각종 정신질환, 특히 알코올 의존증 케이스가 증가할 것이라 경고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술집 운영시간을 줄이더라도 사람들이 집에서 술을 마시는 것을 막진 못하죠... 가을 + 코로나 19로 우울한 데다 술집까지 닫혔으니 집에서 혼자 술을 더 많이 마실 것이고... 코로나 19 때문에 일반질병으로 병원을 가는 것도 다소 꺼려지는 상황이라 사태가 방치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어찌 되었든 이 우울한 핀란드의 가을을 잘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겠네요 ㅠㅠ 저도 요즘 축축 쳐집니다.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