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버네티스를 활용한 클라우드 네이티브 데브옵스 | 존 어런들 -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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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코노입니다.
평소 커리어리에서 다양한 정보랑 인사이트를 쏙쏙 빼가고 가끔 글을 쓰면 공유하는 정도로 이용했는데, 이렇게 불특정 다수에게 감사 인사를 드릴 줄은 꿈에서도 생각 못했습니다.
우선 제 글을 공유해주시고 좋은 점만 골라서 요약해주신 요창 님과 테오 님, 그 글을 추천 게시물로 점지해주신 커리어리 운영진 분들, 그리고 읽고 좋아요를 눌러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며칠 동안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별로 안 궁금하시겠지만! 저 개인에게는 특별한 날이기 때문에 이 글의 비하인드이자 tmi를 잔뜩 풀어볼까 합니다.
좀 길어도 재밌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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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원래 이번 달에 5-6월 회고랑 상반기 커피챗 회고 말고는 다른 글을 쓸 계획이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일어난 이 모든 일이 제 계획에는 아예 없었던 거지요!
2. 그런데 문제의 '물경력 탈출' 부트캠프 공고를 보고 좀 화가 났습니다.
제가 이 바닥에서 뉴비인 만큼 취준생이나 저연차 개발자 분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 이 업계의 본질적인 문제(소통 이슈나 조직 문화, 독성 말투, 구조조정, 임금 체불 등)를 등한시한 채 이 분들을 후려치면서 돈을 뜯어내는 구조가 너무 눈에 거슬렸습니다.
하나하나 보면 다들 열심히 하고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데 이들을 '부족하다', '물경력이다', '성장하려면 OO해야 한다', '안 그러면 도태된다' 하면서 후려치는 환경을 너무 많이 보다 보니까 피로가 쌓이기도 했고요.
3. 사람들은 생각이 복잡해질 땐 몸을 움직입니다. (원문에서 언급했듯 저는 지금 몸 쓰는 일을 합니다.) 그래서 일하고 나면 생각이 날아갈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던 거죠.
4. 퇴근길에 버스 안에서 무작정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제목은 "좋았다면 추억이고 나빴다면 경험이다"입니다.
5. 처음에는 글의 방향도 꽤나 공격적으로 잡았습니다. 저는 원래 트위터에다 아래와 같은 글을 남기는 사람이라서요. (지금의 바이럴로 저를 접하신 분들이 마냥 좋게 보진 않으셨으면 해서 ㅎㅎ)
내가 봤을 땐 개발자들 자기 도메인이나 업계에 대한 전망 같은 건 한없이 낙관적으로 보는데 본인들 직무에 대해서는 한없이 불안해하는 거 같음.
전자는 한없이 사측에 가까운 마인드 때문이고 후자는 이 산업이 발달할수록 인력들이 많이 유입되기 때문에 밥그릇 뺏기기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고 봄.
'성장'이란 키워드가 이 양쪽 극단에 있는 멘탈리티를 함축하고 있는 거 같음.
빛의 측면: 내가 속한 회사나 산업이 떡상해서 떼돈을 번다 가즈아
어둠의 측면: 근데 사람들이 계속 유입되면 내 포지션을 다른 사람이 대체할 수 있잖아? 내가 대체되지 않으려면 계속 공부하고 자기계발 해야 하겠지? 근데 요즘은 AI 기술이 발달해서 AI가 날 대체할지도 모르는데??
6. 하지만 이날 트위터에 남긴 글을 그냥 날리기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소제목 3에서부터 방향을 선회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 남긴 트위터(X) 링크: https://x.com/Conoh_ts/status/1802861251166720457?t=l2j6LmGuSVKbGISjaRxSuA&s=19
7. 본문 제목을 바꾸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된 건 <미스터 션샤인>의 이병헌 배우 대사입니다. 하단에 그 대사를 인용한 이유는 바로 그 때문입니다.
8. 친구한테 소제목 1-2의 글을 공유하고 들은 말은 "너 취업할 생각이 있니 없니?" 였습니다.
9. 솔직히 그 글을 쓸 때까지만 해도 (직업으로서의) 개발자를 안 해도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돈은 어떻게든 정직하게 벌고 있으니까요.
10. 때마침 그때 물류팀 매니저로부터 계약 연장 제안을 받기도 했습니다.
11. <미스터 션샤인> 말고도 글 전반에 걸쳐 제가 좋아하는 요소들을 조금씩 언급했습니다.
11-1. 썸네일 이미지는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 테라파고스의 빛>의 한 장면입니다.
여기서 언급된 '몸지브림'은 다른 생명체의 감정 변화를 즉각적으로 캐치해서 자기 것처럼 받아들이는 예민한 포켓몬입니다. 몸지브림을 보면서 급변하는 트렌드나 정보의 홍수에 노출되어 혼란에 빠진 취준생들과 주니어 개발자들이 떠올랐습니다.
11-2. '코노적 사고'는 다들 아시는 아이브의 장원영 씨의 '원영적 사고'에서, 욕설 부분은 어도어 민희진 대표의 기자회견 중 일부를 차용했습니다.
11-3. 저는 <말하는 동물원 '뿌빠 TV'> 애청자고 판다 할아버지와 바오 패밀리의 팬입니다. 또 원조 한류스타이자 SM엔터테인먼트의 이사님 보아의 팬이기도 하죠. 둘의 만남은 저에게 상징적인 장면이었기 때문에 차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11-4. 경험치를 언급한 대목은 일본 드라마 <포켓은 모험을 가득 담고>를 생각하며 썼습니다. 우연히 왓챠에서 이 드라마를 보고 포켓몬에 재입덕했습니다.
11-5. 인어공주는 물거품이 되는 이미지를 떠올리고 넣은 비유입니다.
친구랑 대화하다 '난 요즘 인어공주가 된 느낌이야. 물거품이 되...' 란 드립을 쳤는데, 뱉고 보니까 속으로 '와 찢었다' 싶은 거 있죠?
하지만 인어공주는 참 슬픈 동화인 것 같아요.
12. 물류와 백엔드의 연관성에 대해 얘기했지만 사실 저는 프론트엔드 개발자고 백엔드는 학원에서 딱 한달 해봤습니다.
13. 갑작스런 인기(!)로 인해 후속 콘텐츠를 생각하고 있는데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댓글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떠올린 건 정기적으로 '코노적 사고'란 시리즈를 연재할까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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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 21일 오후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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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보기직장인으로서 10년 정도 일하게 되면 피할 수 없는 순간이 바로 조직에서 리더의 역할을 받게 되는 인사발령이다. 팀원이었을 때는 내게 주어진 업무를 내가 가진 능력과 주변 동료들의 도움으로 해결하고, 그에 합당한 평가와 보상을 기다리며, 나쁘지 않는 리워드와 내 위치에 안도하며 또 새해를 맞이하고 하루하루를 버텨나가는 과정에 큰 어려움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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