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공교롭게도 두 명의 백엔드 개발자와 이력서 및 포트폴리오 피드백 세션을 진행했습니다. 한 분은 헬스케어 회사에서 1년간 백엔드 개발자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분이었고, 다른 한 분은 대학을 갓 졸업하고 첫 직장에 도전하는 신입 예비 개발자였습니다.
두 분의 공통점은 뛰어난 개발 기술과 서비스 개발 경험, 그리고 부트캠프 교육 수료 경험을 갖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차이점도 명확했습니다. 경력자는 비전공 출신으로 서비스 운영 업무 경험을 보유하고 있었고, 신입자는 컴퓨터공학 전공으로 꾸준한 프로그래밍 학습과 다양한 개발 경험을 갖고 있었습니다.
경력 유무를 떠나 두 분 모두 입사 지원 서류 준비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의 핵심은 명확한 평가 기준을 알 수 없다는 점에 있습니다. 여러 기업에 지원했을 때 서류 전형에서 탈락하는 것도 속상하지만,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는 점이 더욱 답답하게 느껴진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수없이 수정해보지만 결과가 달라지지 않아 좌절감을 느끼게 됩니다.
먼저 알아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서류 전형 결과가 반드시 지원자의 역량 부족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조건들이 결과를 좌우하기도 하며, 당락은 아주 사소한 부분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사소한 차이가 무엇인지 안다면 시원할 것 같지만, 모르는 것이 약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채용 과정은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판단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주관적인 느낌과 개인의 선호가 강하게 작용하는 것이 채용 전형의 현실입니다. 이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입사 지원 서류를 작성할 때 가져야 할 마음가짐은 자신의 강점을 '나답게' 잘 표현하는 소신입니다. 피드백 세션을 진행하다 보면 마치 서류 작성에 성공 방정식이 존재한다고 오해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물론 많은 사람이 선호하는 문서 형태나 내용 구성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어차피 모든 사람을 100% 만족시킬 수는 없다면, 내 이야기를 내 방식대로 풀어냈을 때 마음에 들어하는 사람을 만날 확률에 기대하는 편이 더 전략적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각자의 강점을 '나다운' 방식으로 이력서와 포트폴리오에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입니다.
일반적인 이력서 양식을 반드시 따를 필요는 없습니다. 경력, 경험, 보유 기술, 학력 등 정해진 항목과 형식을 반드시 준수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조금 더 창의적인 방식으로 항목을 구성하고 내용을 작성해도 괜찮습니다.
이력서를 통해 전달해야 하는 핵심은 '역량'이라는 것만 기억하면 됩니다. 이력서 전체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구성하고, 핵심적인 사건을 통해 습득하거나 발휘한 역량을 사례로 증명할 수 있다면 충분히 훌륭한 이력서가 될 수 있습니다.
형식과 분량에 매몰되면 매력적인 내용으로 이력서를 작성하기 어렵습니다. 먼저 내가 가진 어떤 역량을 어떤 사례로 증명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그 다음에 어떤 형식으로 보여줄 것인가를 생각한다면 지금까지보다 훨씬 더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이력서를 만들 수 있습니다.
내 경험은 내 머릿속에 저장되어 있기 때문에 '나'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내가 아는 언어로 표현하는 것은 스스로 알아보는 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력서를 읽는 사람은 내 경험을 알지 못합니다. 내 언어로 경험을 설명하면 다른 사람은 이해하기 어렵거나 아예 이해할 수 없을 수도 있고, 심지어 이해하기를 포기할 수도 있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경험을 설명해야 합니다. 배경 지식이 전혀 없는 사람이 내용을 보더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설명해야 합니다. 단 하나의 의문도 들지 않도록, 검색 엔진이나 GPT의 도움 없이도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문서 작성자의 마음가짐이어야 합니다.
요즘 기업들의 채용 수요가 많지 않고 입사 지원 경쟁이 치열하다고 해서 우리에게 영영 기회가 오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반드시 두드리는 사람에게 기회는 찾아온다고 믿습니다. 그 기회를 만나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과 준비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입사하고 싶은 기업이 있다면, 그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탐구하여 우리가 그에 맞는 인재라는 것을 증명해야 합니다. 우리의 노력과 일자리를 주고 싶은 곳의 희망이 일치하는 곳에서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이 열리는 것입니다.
그 시간을 오늘도 담대히 기다리는 우리가 되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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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4일 오후 1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