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찾는 사람에게 보내는 188 번째 편지

계란후라이 1001


1000번째 글을 쓰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가수 이승환의 천일동안이라는 곡이 떠오릅니다. 중학교 때 그 노래를 들으며 1000일이면 몇 년이야 궁금했던 기억이 납니다. (참고로 INFP입니다) 그 궁금증을 오늘 해소해 봅니다. 1년이 365일이고, 2년 누적이 되면 730일이고, 한 달을 약 30일로 계산하여 270일을 30일로 나누면 9개월, 그러니까 1000일은 약 2년 9개월입니다.

지금으로부터 2년 9개월 전부터,

2021년 10월 28일에 무슨 생각으로 글쓰기를 시작했는지 또렷하게 기억이 나진 않습니다. 아무튼 오늘까지 쉬지 않고 매일 글을 써보았어요.

처음에는 핸드폰 자판으로 두드리다가 손글씨를 좋아하기도 하고 손을 움직이면 두뇌 활동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 펜을 들어 노트에 글을 적었습니다. 글은 아날로그 하게 펜과 노트로 작성했지만, 최신 기술이 탑재된 스마트폰으로 쓴 글을 촬영하여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글씨를 온라인 채널에 편리하게 옮겨 적어 포스팅할 수 있었습니다. 글쓰기 1000회라는 카운트는 커리어 커뮤니티 플랫폼 커리어리 채널을 기준으로 합니다.

천일동안 글을 쓰면서 어려웠던 점은 두 가지 정도 있었고, 이 고민은 앞으로도 계속 따라다닐 것 같습니다.

하나는 글 쓰는 시간입니다. 처음 글을 쓸 때는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자는 전략으로 출근길에 버스와 지하철 안에서, 가끔은 걸어가면서 위험을 무릎 쓰고 글을 썼어요. 그러다가 조금 일찍 일어나서 글을 써보자 하여 오전 5시에 일어나 봤고, 수영을 시작하면서 시간이 더 필요하여 오전 4:30, 손으로 글씨를 쓰게 되면서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여 오전 4시까지 기상 시간이 당겨졌습니다. 처음에는 사람이 어떻게 오전 4시에 매일 일어날 수 있을까 의심했습니다. 그런데 의지만 있으면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 습관이 되더군요. 이른 기상으로 인한 약간의 부작용(?)은 오후 7시가 지나면 엄청 피곤이 찾아와서 일찍 잔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당분간 계속 이렇게 살 것입니다. 왜냐하면 글을 쓰고 싶으니까요.

매일 글을 쓰는데 찾아오는 어려운 점으로 다른 하나는 내일도 글이 잘 써 질까에 대한 고민입니다. 겨우 개똥같은 글을 쓰면서 별 걱정을 다하죠? 매일 쓰는 글의 분량은 약 1500자 내외로 모닝글로리 178X252 mm 유선 노트 한 페이지입니다. 이 정도 분량의 글을 매일 쓰다 보면 어느 날은 노트 한 페이지를 적는 것이 버겁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 버거움이 약간 무거운 스트레스였는 데, 지금은 뭐 사람이 어떻게 매일 글을 잘 써 에라 모르겠다고, 의식의 흐름에 맡겨 생각나는 대로 적기도 합니다. 소름 돕는 것은 막 쓴 글 반응이 더 좋습니다. 달콤 짭조름한 소재로 스스로 잘 썼다고 교만한 글에는 반응이 없습니다.

매일 글을 쓰며 좋았던 점은 제가 얼마나 교만한 인간인지 깨닫고 낮아지려고 애쓰고 있는 것입니다.

인성도 별로고, 불만투성이, 인내심 바닥이고, 정직하지도 않으며, 이기적인 인간임을 깨닫고 반성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업과 이직을 고민하는 사람을 돕고 싶고 위로하고 싶은 마음만은 58000% 진심입니다. 커리어를 고민하는 여정이 외롭고 힘든 것을 너무 잘 알아서 그런 것 같아요.

우리나라는 취업과 채용 관계에서 여전히 회사가 주도권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기업이 더 힘을 가지고 우위에서 구직자를 일방적으로 평가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과정에서 구직자가 받는 상처를 기업은 전혀 공감하고 있지 못한 것 같아요. 방긋 잘 웃으며 친절하면 좋은 채용 프로세스를 갖고 있다고 착각하지 마시고요. 입사 지원자가 서류 제출 순간부터 채용 여정이 진행되는 동안 어떤 심정일까 떠올려보고 진심으로 배려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주시길 간곡히 부탁합니다.

지금까지 쓴 1000편의 글을 분석해 보면 이력서 작성과 면접 노하우, 기업과 직무 선택 방법 등 취업을 돕는 커리어 코칭 글이 있고, 우리가 속한 다양한 공동체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 살면서 깨달은 지혜를 담은 글이 있고, 책과 사람을 만나서 얻은 인사이트 등으로 분류가 되겠네요.

앞으로 다시 1000일은 언제 어떤 글을 어떻게 쓰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건강과 시간, 노트와 펜 살 돈만 있다면, 개똥같은 글이라도 계속 써보고 싶습니다. 단, 한 명이라도 제 글을 읽고 위로와 격려가 된다면 계속 돕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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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24일 오후 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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