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스 만보기에서 아이템 삭제 소식을 듣고 느낀 것

- 게이미피케이션이 사용자에게 항상 즐거운 경험을 주는가에 대해 고민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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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토스 만보기를 출시 초창기부터 사용한 유저입니다. 걸음 수를 측정할 수도 있고 겸사겸사 포인트도 얻을 수 있어서 오래 전부터 사용해오고 있었어요.

토스에서 이런 만보기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유를 추측해보자면, 아무래도 앱의 활성 유저를 많이 높일 수 있기 때문이겠죠. 스마트폰에 만보기를 활성화 하는 사용자라면 앱에 자주 접속해서 본인의 걸음 수를 체크할 것이라는 가설을 떠올릴 수 있는 것처럼요.

활성 유저 외에도 지도 기반의 광고 서비스 연동처럼 부가적인 기능이 있던 게 기억나지만 결국 가장 큰 목적은 활성 유저 펌핑(?)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 서비스 자체로 토스가 돈을 벌 것 같지는 않으니까요.

다만 현금과 같은 포인트를 사용자에게 리워드로 제공하고 있다 보니 만보기 서비스는 바뀐 역사가 많습니다. 최근에도 큰 변화를 예정하고 있는데, 리워드를 통해 확률적으로 획득할 수 있던 아이템이 삭제된다고 합니다.

기존에 제공되는 아이템의 효과로는 하루 걸음 수 30% 증가, 받는 리워드 2배, 리워드 획득 지점 추가 같은 효과가 있었는데요, 결국 아이템이라는 것에 대한 사용자의 부정적 피드백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이템은 일반적으로 게임에 등장하는 요소고, 이처럼 게임과 관련된 요소들을 서비스에 녹여내는 것을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이라고도 하죠. 아이템의 효과만 봤을 때는 사용자에게 즐거운 경험을 줄 것만 같은데, 어째서 사용하기 어렵다는 피드백을 받았던 걸까요?

저의 일화를 하나 소개해드리자면... 예전에 저희 부모님이 산책하는 걸 좋아하셔서 제가 토스 만보기를 설치해드린 적이 있었습니다. 어차피 산책을 할 겸 포인트도 겸사겸사 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죠. 그러다가 아이템이 등장했고 제가 기능을 소개시켜 드렸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걸음을 30% 증가시켜서 보여준다는 것은 만보기의 기본 본질인 걸음 측정을 깨뜨리는 것 아닌가?'

물론 포인트를 노리는 사람에게는 좋은 효과겠지만, 만 보를 걷는 것 자체에 의의를 두는 사람에게는 이 아이템은 의미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아이템을 사용하려면 20개를 모아야 하고, 이걸 사용하기 위해서는 특정 버튼을 눌러서 쓰면 된다는 걸 설명해드렸지만... 결국 부모님은 이해하는 것을 어려워하셨습니다. 그냥 할당된 걸음 수를 채우면 그에 맞는 보상을 주는 게 더 직관적이라고 하시면서요.

저 역시도 만보기를 사용하면서 아이템을 실제로 사용한 경험은 없습니다. 이걸 차라리 포인트로 받았다면 더 나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더 컸죠. 저런 아이템을 쓸 때는 또 내가 가장 효과적으로 혜택을 얻을 수 있을 때 쓰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인데, 만보기를 쓰면서까지 저러한 계산적 감정 소비를 하고 싶지도 않았구요.

그래서 최근에는 만보기의 보상이 복권으로 바뀐다고 합니다. 리워드 광고를 보면 최대 100만원의 보상이 랜덤으로 주어지는데, 이게 차라리 낫다고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결국 토스에서도 만보기 포인트를 지급하면서 적자가 나고 있을 텐데, 광고 수입을 통해 지속 가능한 모델을 만든 셈이니까요.


물론 사용자는 직접 리워드 광고를 봐야 하는 불편이 있겠지만, '혹시 나도?' 와 같은 생각으로 높은 금액에 당첨 될 것이라는 소소한 기대를 합니다. 물론 당첨 확률은 낮겠지만요... ㅎㅎ 나에게 필요하지 않은 아이템을 받는 것보다는, 리워드로 받은 복권을 긁는다는 경험을 제공한 게 기존에 비해 더 직관적으로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아무튼 오늘 든 생각은 "게이미피케이션이라는 것이 항상 사용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며, 사용자의 타겟을 적절히 설정하고 그들의 성취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목표가 제공될 때 비로소 의미가 있다" 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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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 26일 오후 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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