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볼은 어떻게 30조 원의 매출을 올리는 슈퍼 IP가 되었나?

1. 탄생 40주년을 맞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드래곤볼 팝업 스토어’가 롯데월드몰 1층에 차려졌다. 굿즈 대부분은 순식간에 품절됐다.

2. 꼬마 협객 손오공이 동료들과 드래곤볼을 찾아 떠나는 성장 만화의 정석, ‘드래곤볼’은 일찌감치 판매 부수 3억 부를 돌파하고, 게임·영화 등으로 변주되며 전 세계 매출 약 30조 원을 올린 불후의 명작이다.

3. (하지만 이 불후의 명작 역시) 초반에는 영 반응이 신통찮았다. 조기 완결 위기까지 몰렸다.

4. (사실) ‘드래곤볼’은 중국 고전 ‘서유기’에서 모티프를 따왔다. 복식까지 모두 중국풍이다. 평소 이소룡의 ‘용쟁호투’ 등 홍콩 영화를 즐기던 만화가 ‘도리야마 아키라(鳥山明)’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성룡 영화를 특히 좋아해서 일하는 중에도 몇 번이고 계속 비디오를 보곤 했습니다”

5. “이를 무심코 담당 편집자에게 말했더니 ‘그럼 쿵후 만화를 그려보라’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그린 것이 ‘기룡소년’이라는 만화였습니다”

6. (기룡소년이) 괜찮은 반응을 얻자, 이를 장편으로 발전시켜 세상에 내놨다. 1984년 11월 20일이었다. (그런데 장편으로 내놓자 반응은 점점 떨어졌다) 그때 담당 편집자가 승부수를 띄웠다. 강력한 악당을 만들어 대결 구도를 형성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그렇게 ‘천하제일 무술대회’가 열렸다.

7. 강화된 액션에 독자는 열광했다. 작가 특유의 시원시원한 전개 방식이 인기에 기름을 부었다.

8. 1986년에는 TV 애니메이션 방영이 시작됐고, 11년 장기 연재 기틀이 마련됐다. (이후 드래곤볼은) 애니메이션·게임 등으로 꾸준히 변주됐고, 2009년에는 홍콩 배우 주윤발, 한국 가수 박준형 등이 출연한 실사(實寫) 영화까지 개봉했다. 훗날 각본가가 “원작을 실추시켰다”고 사과하기는 했지만.

9. (또한) ‘드래곤볼’은 한국에 정식 출판된 최초의 일본 만화다. 만화 잡지 ‘아이큐 점프’ 별책 부록 1989년 12월 14일자에 처음 실렸다. 첫 장에 실린 출판사의 소개 글은 이렇다 “이제부터 여러분은 세계 수준의 독자입니다! ‘드래곤볼’은 미국·프랑스·이태리·서독·일본 등지에서 만화화·만화영화화되어 어린이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모은 세계 명작 만화입니다”

10. 이미 정식 수입 이전부터 ‘드래곤볼’은 전국을 뒤집어 놓은 상태였다. ‘드라곤의 비밀’ 등의 제목으로 해적판이 나돌았고, 몇 달 만에 몇 십억 원을 벌었다는 소문이 횡행했다.

11. 당시 ‘아이큐 점프’ 편집장 황경태 씨는 이렇게 말했다. “일본이요, 우리나라를 ‘해적판의 나라’로 보고 신뢰를 안 하더라고요. 근데 시장 정상화가 돼야 앞으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거죠. (그런데 드래곤볼이 폭발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처음엔) 매국노 소리도 들었고요. 작가들 반발이 심했어요. 국산 만화 다 죽는다고요. 그래도 센 작품이랑 맞붙어 경쟁해야 우리도 강해질 것 아니겠습니까?”

12. 냉정하게 말하면 이 만화는 결국 허구한 날 치고받는 싸움 얘기다. 그러나 책 ‘드래곤볼 깊이 읽기’를 쓴 미사키 데쓰는 ‘드래곤볼’에서 철학자 니체가 말한 ‘힘에의 의지’를 읽어낸다.

13. 손오공과 친구들은 매일 겨룬다. 지금보다 더 강해지기 위해서. 그게 전부다. “지구를 지킨다든가 정의를 위해서 같은 ‘큰 이야기’가 아니고, 가족이나 친구를 지킨다는 ‘작은 이야기’도 아니며 타인의 동의 따위는 관심도 없는 오직 자신이라는 ‘가장 작은 이야기’로 진행됩니다. 드래곤볼이 시대에 뒤처진 낡은 것이 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여기 있을지 모릅니다”

14. 니체가 강조한 “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들 뿐”이라는 선언은 만화적 설정에서도 발견된다. 빈사 상태에서 회복하면 훨씬 강한 존재로 거듭나는 등장인물, 이 극적 쾌감이 부모님 지갑과 서점과 문방구를 뒤흔들었던 것이다.

15. (즉, 지금보다 더 강해지고, 조금이라도 더 성장하고 싶은 인간의 보편적인 욕망이 ‘드래곤볼’에 깔려 있다는 얘기다)

40년 지나도… 손오공, 파워 여전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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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26일 오후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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