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죄송하지만, 이번 스타트업 사이클은 끝났습니다

1. 많은 사람들이 피부로 느끼듯이, 최근 많은 스타트업들이 문을 닫고 있고, 매물로 나온 스타트업들도 부지기수입니다.

2. 이를 두고, 스타트업 혹한기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좀 더 냉정하게 현실을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쩌면 2010년 초반부터 시작된 스타트업 사이클이 이젠 거의 끝나가고 있다고요.

3. 하나씩 살펴볼까요? 이미 빅테크 기업들이 자신의 위치를 견고하게 다지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소셜 미디어가 등장하는 것은 이젠 거의 불가능해졌습니다.

4. 잘 알듯이, 일반적으로 소셜 미디어는 어느 정도 유의미한 네트워크가 형성될 때까지는 돈을 거의 벌 수 없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소셜 미디어가 등장하려면 그 스타트업이 수억 명의 고객을 확보할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충분한 자금이 지원되어야 합니다. 과연 그런 자금이 지금 시장에 남아 있을까요?

5. 한때 대규모 투자를 받으며 주목을 받았던 핀테크 서비스나 콘텐츠 기반의 유료 구독 서비스들도 요즘 대부분 문을 닫고 있습니다. 이들의 부진과 폐업에서 알 수 있는 슬프지만 명확한 사실은, 풍부한 유동성 속에서 이들이 실질적으로 유료 구독자를 확보하는 것보다 대규모 투자를 받는 것이 훨씬 더 쉬웠다는 점입니다.

6. 그래서 이들은 투자자들은 잘 확보했지만, 정작 정말 중요한 유료 고객은 생존할 수 있을 정도로 확보하지 못했죠. 그리고 후속 투자가 어려워지자, 어둠의 길로 사라지고 있고요.

7. 마찬가지로, 투자를 많이 받아 유니콘으로 불린 기업 중에 매각을 위해 움직이고 있는 회사들은 널려 있지만, 그조차도 여의치 않아 하나둘씩 문을 닫고 있는 실정입니다.

8. 물론 그렇다고 해서 모든 스타트업이 다 문을 닫고 그러진 않을 겁니다. 고객을 미치도록 만족시키고, 비용과 현금 관리를 철저히 하고, 제품과 경험의 퀄리티를 높이는 기업은 살아남을 겁니다. 하지만 그건 스타트업이라고 해서 살아남는 게 아니라, 기업을 잘 경영해서 살아남는 겁니다.

9. 다시 말해, 스타트업이란 이름으로 모든 게 용서되고 인정받고 대우받았던 스타트업 붐은 사실상 끝났고, 다음 사이클이 언제 시작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10. 그렇기에 조금만 더 버티면 금방 다시 분위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환상은 버리고, 지금은 어쩌면 냉정하고 처절하게 현실을 마주해야 하는 순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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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20일 오전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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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흥미로운 제목이어서, 저도 짧게 생각을 남겨봅니다! 실제 시소와 퍼블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최근의 스타트업 사이클에 대해서 느껴지는 체감상황이 있어서 추가해보았습니다. 1.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스타트업 대표님들은 이미 기존 기업가치를 줄이면서 기존 투자자와 신규투자자들을 통해 향후 몇년을 운영할 투자를 유치하고 있더라고요. 2. 현재 AI deep tech 쪽은 기존의 스타트업 사이클이 새로운 미래전망을 기반으로 동작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다만, 이쪽은 메가 트렌드가 AI로 나아가면서 국가 및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있어서, 기존 사이클이 동작하는 성향도 없지 않더라고요. 3. 현업에서 많은 대표님들과 투자자들을 만나면서 스타트업에 씬에 들어온지 10년이 넘었지만, 최근처럼 '시장변화에 대한 정보와 전망' 차이가 심한적은 없었던것 같습니다. 특히 한국 스타트업이 나아갈수 있는 방향에 대해서, 스타트업 대표님들부터 VC까지 공감할수 있는 view가 잘 만들어지지 않는것 같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말씀하신 사이클이 끝났다는 표현에 많이 공감이 되더라고요, 다만 결국 그 view는 새로운 스타트업들의 새로운 성공방정식이 나와야 만들어지기에 결국 그 어려움을 타게해서 만드는 스타트업들이 새로운 사이클을 만들어내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