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진기 칼럼]그래 한번 미쳐보자?(110편)
메디칼타임즈
대한민국은 커피의 나라입니다. 거리를 걷다 보면 한 블록에 최소 가게 하나 이상은 커피 전문점입니다. 직장인 기준 하루에 한 잔 이상 커피를 소비합니다. 기업이 밀집된 지역에는 한 블록에 하나가 아니라 한 건물 1층에 커피를 파는 곳이 2군데 이상 있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커피를 사랑하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오늘 하려는 이야기가 커피 주제는 아닙니다. 너무 의식의 흐름 같은 이야기이지만, 실제 커피와 전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커피챗 이야기입니다. 대한민국 직장인 사이에 커피챗 문화가 이 정도로 빠르게 자리 잡고 일반화된 것이 진짜 커피를 사랑하는 것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제목이 주는 느낌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커피챗은 이전에 서로 모르는 사람이 만나서 캐주얼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의미합니다. 미팅이라고 하면 격식을 갖추고 미리 주제를 정해서 의미 있는 결론을 만들어야 하는 시간으로 인식합니다. 그러나 커피챗은 편안한 몸과 마음 상태로 만나서 정해진 주제 없이 가볍게 대화를 나누면 그만입니다. 그래서 오늘날 커피챗은 채용을 전제로 인재와 회사 담당자가 만나는 시간으로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서로 모르는 사람을 만나서 대화를 나눈다는 것이 그리 편안한 시간은 아닐 수 있습니다. 물론 사람의 성향에 따라서 낯선 사람과도 대화를 편안하게 주고받을 수 있는 능력자도 있습니다. 그러나 보통의 사람들이 처음 보는 사람과 처음 대화를 나눈다면, 어색함을 이기고 이야기를 꽃을 피우는 것이 여간 어려운 과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 하는 일이라면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요?
채용에서 커피챗이라는 만남과 대화의 목적은 회사 담당자가 인재의 프로필을 보았을 때, 채용 중인 포지션에 부합하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아리송한 상황에서 확신을 갖기 위해 진행됩니다. 반대로 인재의 입장에서 회사와 채용 포지션에 관심이 있는데, 진짜 자신과 잘 맞는 옷인지 헷갈리는 경우에 커피챗을 요청하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인재와 회사 담당자가 서로에게 부족하다고 느끼는 정보를 추가로 수집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커피챗입니다.
커피챗은 대면으로 만나기도 하고, 비대면 화상 미팅 방식으로 이야기 나누기도 합니다. 방법이야 어찌 되었든,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러니 서로의 마음에 들도록 긍정적인 인상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리 캐주얼한 만남이라도 후줄근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긍정적인 인상을 주기 어렵습니다. 밝은 표정과 단정한 모습이 서로에게 호감을 줍니다. 기본적인 예의라서 언급해 보았습니다.
서로에게 의미 있는 대화 시간이 되려면 상대방에 대한 정보 탐색이 필요합니다. 서로 더 알아가기 위한 시간이지만, 최소한의 정보를 최대한 알아보고 커피챗 기회를 맞이하는 것이 좋습니다. 궁금한 내용이 무엇인지 알고 물어보는 것과 그냥 정보가 부족하여 더 물어보는 것 사이에 답변을 듣고 알게 되는 정보의 질이 다릅니다. 채용이 시작되는 단계에서 정의한 영입이 필요한 인재의 조건 중에 정보가 부족한 내용이 있다면, 그것을 알아보기 위해 진행하는 시간이 커피챗입니다. 취업이 필요한 시점에서 인재가 수립한 기업과 직무 선택 기준에 따라 채용 공고와 회사 홈페이지에 등록된 정보만으로 판단이 어려운 경우 그것을 더 알아보기 위해 진행하는 것이 커피챗입니다.
관심이 있는데 정보가 부족하다면, 공식적인 채용 절차에 따라서 면접을 진행하면 되는 것 아니오? 맞습니다. 그렇게 해도 됩니다. 그런데 그 정도의 확신은 서로에게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조금 더 가볍게 만나서 긴지 아닌지 알아보자는 것입니다. 상당히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유한한 자원인 시간을 아끼고, 몰입과 선택해서 사용해야 하는 에너지를 절약하는 차원에서 커피챗은 매우 유용한 도구입니다. 짧게 만나고 가볍게 대화하여 필요한 정보를 습득하는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그러니까 내키지 않더라도 채용에서 커피챗을 많이 활용하면 좋습니다. 귀찮음만 이기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고, 만남을 통해 정보를 획득할 수 있으며, 단편적인 정보를 넘어 삶과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인사이트를 깨달을 수도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면 파생되는 정보와 지혜가 있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목적과 다를 순 있지만, 부가적으로 얻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면 시도해 보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정기적으로 시간을 만들어서 무조건 일주일에 한 명은 만난다고 계획해 보세요. 한 달이면 4명, 1년이면 48명 이상 만날 수 있습니다. 공식적인 통계는 아니고 경험치이긴 하지만, 약 50명 이상 만나면 대화를 통해 누적되는 정보와 인사이트가 어떤 책과 아티클 못지않은 대단히 유용한 내용이 될 것이라고 장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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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6일 오후 10:12
가장 훌륭한 경비절감 방법은 ‘몰입’이다. 가장 훌륭한 생산성 향상 방법도 ‘몰입’이다. 이는 많은 경영학자들이 연구를 통해 증명한 사실이다.
... 더 보기“어? 이거 분명 할 줄 알았는데. 어떻게 했더라? 이렇게 어려웠었나?” 분명히 할 만하다고 생각해서 시작했던 일이 어느덧 시작했던 때보다 더 어렵게 느껴질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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