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어제는 회사 대표와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팀 리더가 대표와 식사 자리를 주선해 주었습니다. 대표와 대화를 통해 저를 어필하고 회사에 대해서 더 깊이 알아보라는 의도입니다. 참 팀 리더는 좋은 사람입니다. 대표에게 어필할 기회를 줘서 그런 것이 아니라 회사 내에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역할을 주도적으로 하는 것이 훌륭하고 본받을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내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연결할 필요가 없는데, 자발적으로 그렇게 하는 것을 보면 리더십이 훌륭하다고 해야 할까요, 아님 인간적으로 성품이 좋다고 해야 할까요? 아무튼 배우고 싶은 덕목이었습니다.


회사가 크든 작든 대표 또는 경영진과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자리는 약간 부담이 됩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이럴 때 사용하는 격언은 아니지만, 일정한 자리에 오른 사람을 대하는 마음은 마냥 편안하지 않습니다. 물론 개인 성향으로 대통령을 만나도 쫄지 않고 할 말 다 하는 사람도 있겠습니다. 저와 같은 소심인은 조직의 어른을 만나면 어깨가 자동으로 움츠러드는 것을 펴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나이 좀 먹었다고 제법 뻔뻔하게 변화한 것 같습니다. 어제는 대표를 만나서 별로 긴장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대표가 아주 편안하게 저를 대해주고 대화도 자연스럽게 잘 이끌어 주어서 더 편안하게 느낀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스스로를 칭찬하는 것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두서는 없었지만, 몽땅 꺼낸 용기를 발휘했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저를 어필하기 위함이 아니요, 진심으로 해보고 싶은 일에 대한 내용이라서 회사에 필요한 일이라면 대표가 기억하여 진행이 되면 좋겠습니다. 꼭 제가 그 일을 하는 주인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저는 회사에 필요한 일이고, 그 일이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이 된다면, 누구든 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세상 모든 조직의 대표 리더를 존경합니다. 그들이 맡고 있는 조직 생존의 책임과 구성원을 리드하는 역할이 얼마나 무거운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감히 100% 이해하고 있다고 말하지 못하지만, 50% 아니 30% 정도는 가늠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30%나 대표의 마음을 이해하냐 하면, 가정과 그 밖의 공동체에서 이제는 어른으로 역할을 하면서 느끼는 부담감이 얼마나 힘든지 조금씩 배워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서 조직 구성원이 5명이든 500명이든 조직 대표는 존경할 만한 어른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조직 대표의 경험과 생각의 깊이는 일반 구성원과 비교하여 차원이 다릅니다. 일반 구성원의 경험과 생각의 깊이 수준이 낮다는 것이 아닙니다. 차원이 다르다는 것은 다른 시각으로 상황과 사물, 사람을 본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면, 보통 사람의 시야가 정면을 주로 바라본다면, 대표의 시선은 같은 정면을 바라봐도 한곳을 응시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과 더 멀리 떨어진 희미한 것도 관찰한다는 것입니다. 제품의 표면뿐만 아니라 제품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상상하고 궁금해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보통의 사람과 비교하여 경험과 생각이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 일을 더 많이 하고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납니다. 그리고 크고 작은 사건과 사고를 경험하고 그 일을 해결하기 위해 고난을 겪습니다. 그만큼 고생하며 조직을 이끄는 대표를 계속하고 싶을까 염려와 걱정이 될 정도로 리더의 자리는 무겁고 어렵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점심 식사와 같이 가벼운 시간에 대표와 대화를 나눌 때, 듣는 이야기 내용은 새로운 영감을 얻게 되어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듭니다.


특히 거시 경제와 글로벌 트렌드 이해를 가지고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있는 모습이 멋지게 느껴집니다. 그냥 제 자리에서 공부하면 되는 건가 싶지만, 지식으로 얻을 수 있는 통찰이 아닌 것 같습니다. 조직을 운영하며 위기를 만나고 돌파하며 다시 도약의 기회를 만드는 경험은 책에서 배우기 힘든 것입니다. 물론 개인으로 겪는 크고 작은 풍파도 배우는 경험이 훌륭하지만, 조직을 이끄는 책임감은 물리적인 크기만큼이나 더 무겁고 그만큼 생각이 깊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표와 점심 식사 후 제 자리로 돌아와서 나눴던 이야기를 떠올리며 노트에 정리했습니다. 앞으로 해야 할 일에서 얻은 아이디어와 모르고 있었던 사실을 조금 더 알아보기 위해 글로 적었습니다. 일부 머릿속에서 날아간 대화 내용이 아쉽지만, 기억난 내용이 노트로 옮겨진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시간이 된다면, 여러분이 속한 조직의 리더와 대화를 나누어 보세요. 그동안 고민하고 있었던 문제의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놓치고 있었던 중요한 정보를 얻게 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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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1일 오후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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