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이거 하나 팔면 얼마 벌어요? 유닛 이코노믹스 | 하이퍼컨버전 | Hyper Conversion
Hyper Conversion
코딩 인터뷰를 하던 중 지원자로부터 AI를 써도 되겠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해도 되냐고 물어보는 지원자는 종종 만나는데, AI를 써도 되느냐는 질문은 처음 받아봐서 좀 당황스럽더군요. 어떤 용도로 AI를 사용하시려는지 물어보았고, 익숙치 않은 프로그래밍 언어의 사용법을 찾기 위해서라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지원자가 대학생이어서 특정 언어를 능숙하게 다룰 거라는 기대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화면을 공유하는 전제 하에 AI를 사용하도록 허락하였죠.
지원자는 ChatGPT를 열고 해당 언어에서 어떻게 힙(heap) 자료구조를 사용하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ChatGPT는 어떻게 힙을 생성하고, 원소를 추가/삭제하는지에 대해서 아주 상세하게 적어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너무나 친절한 나머지 ChatGPT는 힙을 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까지 나열해줬는데, 그 중에 인터뷰에서 출제한 문제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Co-op 채용이라서 아주 기초 수준의 문제였거든요 😅)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지원자는 급하게 화면을 전환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계속해서 신경이 쓰이는지 인터뷰에 집중을 하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결국은 시간 내에 답안을 완성하지 못했고, 본인이 작성한 코드에 대해서도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스스로 망했다고 생각하고 이미 인터뷰를 포기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첫 번째 문제는 잘 푸셨기 때문에, 오히려 두 번째 문제에서 AI를 쓰지 않으셨다면 합격하실 수도 있으셨을 것 같아서 참 안타까웠습니다.
인터뷰가 끝나고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AI가 대학생들의 삶에 깊숙히 스며든 것 같고, 현직 개발자들도 AI의 도움을 받아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상황이죠. 코딩 인터뷰라고 해서 AI를 쓰지 못하게 할 이유가 있을까요? 과연 저처럼 불완전한 인간이 면접관으로서 AI로 인해 거의 신급의 지능을 갖게 된 지원자들을 평가할 수 있을까요? 어디까지가 AI의 버프이고 어디까지가 지원자의 순수한 능력인지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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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1일 오후 10:20
얼마전에 sorting 이라는 함수를, 파라미터로 주는 배열의 요소의 값을 delay로 삼아 setTimeout으로 만든 코드 이미지를 본 기억이 나네요. 그것도 면접에서 나온 코드라고 하더군요. 굉장히 창의적인 발상이어서 인상적이었는데요. 면접의 목적이 지시사항을 이행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행 능력을 보는 것이라면 AI를 이용하는 것이 설령 그게 뭐 신의 지식 수준이 된다한들 채용에 유해할까요. 평가 대상이 수행 능력이라면 with AI는 지원자의 레벨을 신으로 격상시킨다고 해도 무방하고, 평가가 창의성이라면 지원자가 AI를 그렇게까지 유용하게 쓸 수 없을 겁니다. 만약 그런 순간마저도 AI를 유용하게 쓴다면 더 채용해야 할 이유가 되지 않을까요. 개발 언어나 AI나 모두 개발자가 다루어야 할 도구라는 관점에서 보면요. 무엇보다 "순수 능력"이라는 것 자체를 정량화, 정성화시키려는 시도, 혹은 그 개념 자체가 현 세대의 모던한 사고가 아닐지 그 부분을 고민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하네요. 인간의 인텔리전스를 평가하는 방법론이 이전 시대와 달라지는 걸 체감하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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