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제휴



어제는 모 서치펌 사업 개발 담당자와 전략적 제휴를 맺기 위한 미팅을 진행했습니다. 주요 목적은 취업을 희망하는 주니어 인재와 채용이 필요한 기업을 연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아무래도 가능한 많은 사람들의 취업을 도우려면 혼자 노력하는 것보다 전문가 집단의 도움을 받는 것이 효과적이겠다는 판단을 하였습니다. 물론 이 제휴에는 비용이 발생하는 이해관계입니다.


제가 제시한 아이디어는 이러한 내용이었습니다. 제가 속한 조직이 보유하고 있는 주니어 인재풀을 활용하여 서치펌 헤드헌터가 채용 수요가 있는 기업에 적합한 인재를 추천하는 것입니다. 추천한 인재가 서류 전형을 통과하여 면접을 보게 되거나 최종 합격을 하게 되면, 인재풀 활용에 대한 감사와 공로의 의미로 소정의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입니다. 그럼 서치펌은 인재를 추천하여 연결된 기업에게 채용 수수료를 받고, 이중으로 인재풀 활용 수수료도 취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이득이 되는 구조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무료로 인재풀도 활용할 수 있고, 수수료도 얻는 꿩 먹고 알 먹는 전략이라 서치펌 입장에서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주니어 인재를 서치펌을 통해서 추천을 받고자 하는 기업이 별로 없다는 어려움이 존재했습니다. 서치펌을 통해 인재를 채용하게 되면 좋겠지만, 연봉의 일정 부분을 채용 수수료로 지급해야 하는 비용을 감당하고 싶지 않은 이유일 것입니다. 채용 공고를 통해 많은 입사 지원자를 확보할 수 있고, 회사 채용 담당자가 다양한 채널을 통하여 직접 인재를 탐색하고 영입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입사 지원자의 서류를 검토하여 인재 여부를 검증하는 일과 직접 인재를 탐색하여 영입을 시도하는 일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라는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객관적으로 계산해 보면 서치펌을 활용하여 채용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과 직접 채용하는 과정에서 소모하는 비용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서치펌을 활용하는 의사결정은 비용의 문제가 아니라 효율의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니어 인재 연결 비즈니스 진행이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서치펌이 얻을 수 있는 채용 성수 수수료가 적다는 것입니다. 인재를 추천받는 기업이 채용 성사로 지급하는 수수료는 연봉의 일정 부분입니다. 즉, 서치펌은 추천 인재가 받을 연봉에 비례하여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 말은 연봉이 높은 사람을 추천하여 채용이 성사되면 더 많은 채용 수수료를 수익으로 얻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서치펌 헤드헌터 입장에서 시간과 노력을 사용하여 높은 연봉을 받을 확률을 가진 인재를 추천하는 것이 생산성 입장에서 효율적인 업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주니어보단 시니어 채용 성사를 위해 일을 하는 것을 더 선호할 것입니다. 다만, 시니어 채용 성사 확률이 주니어보다 더 낮고 어려울 것입니다. 인재를 추천받는 기업 입장에서 큰 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는 건으로 더욱 신중을 기하여 채용을 고려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래나 저래나 복잡한 이해관계로 주니어 인재풀을 활용하게 만드는 서치펌과 전략적 제휴는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제휴가 성사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새로운 시도에 대한 열린 자세일 것입니다. 어차피 기업이 이윤을 더하려면 기존 비즈니스 구조만 유지해선 어렵습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추가해야 이전보다 더 큰 폭의 성장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럼 기업이 취해야 할 자세는 기존 비즈니스 위에 얻을 새로운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시도해 보는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당연하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내용이지만, 현실은 한정된 자원으로 효율을 보장할 수 없는 새로운 시도를 감행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의사결정이라는 것도 이해합니다.


과거부터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고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새로운 시도니까 근거가 없는 데, 객관적 데이터를 제시해달라는 요구가 합리적이라고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시도는 무조건 해봐야 아는 것 아닌가? 다만, 최소한의 자원만 활용하여 성공 가능성이 있는지 타진해 봐야 할 것입니다. 해봐야 안다,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는 명제가 사람들마다 이해와 경험이 다르다 보니 서로 다른 판단을 하게 됩니다. 


오늘도 답 없는 고민을 늘어놓았습니다. 여러분은 새로운 시도, 특히 복잡한 이해관계를 가진 도전 과제를 실행해 본 경험이 있는지, 결과는 어떠했는지 궁금합니다. 오늘도 새로운 시도를 추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든 분들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또는

이미 회원이신가요?

2025년 5월 9일 오후 10:08

댓글 0

    함께 읽은 게시물

    토스 데이터 직군 집중 채용 - 면접만 봐도 100만원!

    ... 더 보기

    토스 DATA·ML 집중채용

    toss.im

    토스 DATA·ML 집중채용

    넷플릭스는 왜 WebFlux를 사용하지 않을까?

    ... 더 보기

    넷플릭스는 왜 WebFlux를 사용하지 않을까?

    kr.linkedin.com

    넷플릭스는 왜 WebFlux를 사용하지 않을까?

    < 보여서 걷는 게 아니라, 걷다 보니 길 >

    1

    ... 더 보기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면서 입소문이 났는지 계속 개설 요청이 이어지네요. 지난 3기가 7월 20일경에 끝났는데 개설 요청으로 인해 8월말에 4기를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재무재표를 통해 산업과 시장을 읽고, 기업과 사업모델을 파악하고, 나아가 나의 사업

    ... 더 보기

    [B라운지] 4주만에 재무제표 기초 정복하기 (4기) : PBR

    www.pbr.kr

    [B라운지] 4주만에 재무제표 기초 정복하기 (4기) : PBR

    < 피터 드러커가 말한 7살도 아는 성공 공식 >

    1

    ... 더 보기

    < 혁신의 첫 반응은 '박수'가 아니라 '야유'다 >

    1

    ...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