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디자이너는 시안을 말로 설명하지 못할까?
Brunch Story
흔한 시안 리뷰가 있는 어느 회의실. 디자이너가 만든 시안이 화면에 띄워진다. 깔끔하고, 세련되고, 보기에도 좋아 보인다. 그런데 누군가 묻는다.
“이 구도는 왜 이렇게 했어요?”
“색은 왜 이걸로 정했죠?”
디자이너는 잠시 머뭇거린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그게 더 예뻐 보여서요.”
순간, 공기는 어색해진다.
말로 설명하지 못하는 디자이너
시각적 언어의 한계와 언어화의 필요성
1️⃣ 디자이너는 왜 설명을 못할까?
비언어적 감각 훈련의 결과
디자인 교육과 실무는 대체로 시각적 판단, 감각, 직관에 집중된다. 오랜 시간 시각적 언어로 사고하고 표현해 온 디자이너는 자연스럽게 비언어적 감각에 익숙해진다. 눈으로 보고, 손으로 그리며, 머릿속 이미지로 판단하는 이들은 ‘왜 그렇게 느꼈는가’를 분석하고 설명하는 훈련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 감각을 말로 풀어내는 훈련은 거의 받지 않았다. 결국 좋은 시안을 만들고도, 왜 좋은지 말하지 못하는 디자이너가 된다.
디자인의 언어는 ‘내부용’이다
디자이너는 말한다.
“정보의 위계가 명확하고, 시선의 흐름이 자연스러워요.” 하지만 기획자나 클라이언트는 이런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디자인 용어는 마치 전문가들끼리만 통하는 은어처럼 느껴지기 쉽다. 디자인에는 나름의 언어가 존재한다. 배치, 계층 구조, 리듬, 시선 유도, 색채 조화 등은 모두 디자인 설계 논리의 일부다. 하지만 이 언어는 내부자만 이해하는 ‘은어’에 가깝다. 일반적인 언어로 번역하지 않으면, 디자이너 외 사람들과의 소통에서 벽이 생긴다. 이걸 일반어로 번역해 말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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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25일 오전 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