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매체에서 인정받는 한국 경영자가 없는 이유
ㅍㅍㅅㅅ
가끔 미국이나 홍콩 등에서 온 해외 투자자들을 만날 때가 있다. 이미 상장된 전 세계 대기업에 투자하는 큰 펀드를 운용하는 회사에 다니는 분들이다. 그들과 이야기하다가 한국의 경영자들은 그들을 잘 만나주지도 않고, 회사의 방향성에 대한 커뮤니케이션도 잘 못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어떤 회사에 수천억씩 장기 투자하는 본인들 같은 펀드매니저들은 그 기업의 장기 비전이나 계획을 CEO나 회장에게 직접 듣기를 원한다고 한다. 그런데 중국의 알리바바 마윈이나 텐센트의 마화텅 같은 사람도 만나주는데, 한국의 경영자들은 투자자들에게 시간을 내주는데 인색하다는 것이다.
만남을 요청하면 CFO나 IR 담당자가 응대해주는데, 그들에게 듣는 이야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 기업들의 P/E Ratio, 주가수익비율이 동종업계의 해외기업보다 낮다는 것이다. 이러한 한국 기업들의 행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이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한국의 언론들은 기업에 쓴소리를 거의 하지 않는다. 특히 소위 오너경영자 관련해서는 냉정한 경영 평가보다는 보도자료 대로 받아 쓰는 경향이 심하다. 잘되면 오너 덕이고, 안되면 전문경영인 탓이라는 식으로 보도하는 경우도 많다.
심지어 증권사들도 기업에 대해 비판적인 리포트는 잘 쓰지 않는다. 결국 전문경영인들은 오너의 눈치를 보면서 점점 더 대외적으로 나서지 않게 된다. 이런 풍토에서 한국의 경영자들이 제대로 된 대외 커뮤니케이션에 단련될 기회는 없다.
게다가 한국의 경영자들은 직원들에 대한 사내 커뮤니케이션도 약하다. 직원들과 비전을 공유하고 설득해서 한 방향으로 가기보다는 시키는 일만 잘하라는 식이다. 믿기 어렵지만, 말을 듣지 않으면 ‘조인트를 까겠다는’ 생각을 하는 임원들이 아직도 있을 정도다.
테슬라, 우버, 왓츠앱 같은 회사의 CEO들은 전체 직원 Q&A시간을 자주 갖고 적극적으로 직원들과 소통한다. 이들 CEO들은 거의 매주 전직원 미팅을 갖고, 회사의 경영상황을 투명히 공개하며, 누구에게나 질문을 받는다. 매주 불편한 질문도 나오는데 모두 거침없이 대답한다.
분기별 실적 발표에서도 해외 유수 기업들은 CEO가 CFO와 함께 나와서 애널리스트들의 온갖 질문을 받고 대답한다. 애플은 팀 쿡 CEO가 CFO, IR헤드와 함께 나왔다.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가 CFO, CTO, IR헤드와 함께 나왔다. 삼성전자의 경우 주로 IR헤드인 전무와 함께 상무들이 나와서 대답한다.
보통은 이런 문답을 통해서 리더들의 생각이 더 정리되고, 리더십의 핵심인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향상되는 법이다. 자주 하면 할수록 좋다. 한국의 경영자들이 이를 등한시한다는 점이 참 아쉽다. 소통을 많이 하면 경박하다고 보는 문화부터 바꿔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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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12일 오후 12:17
방송이나 유튜브 보다보면 경제전문가라 말하는 하락론자와 비관론자가 판을 치는데, 최소 지난 수년, 더 나아가 20여년동안 매번 틀려도 여전히 전문가라고 말하고 다니는 걸 보면 재미있다.
모든 인간사가 그렇듯 인간은 믿고 싶은대로 믿는 존재라 그렇게 믿고 싶은 사람들의 감정적 지지를 받아 밥벌이하고 있다는 건 이해가 된다. 하지만 확율적으로 벌어지기 어려운 천재지변 수준의 사건으로 벌어지는 현상이나 전체 흐름에서 일시적으로 벌어지는 현상, 혹은 인간의 욕망과 본성이 외부적 요인으로 잠시 억눌린 상황에서 현실적 경험 없이 뇌피셜로 몇몇 논리적 근거만으로 설명되는 현상을 바탕으로 자산 가치 떨어지고 세상 망할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결국 제대로 맞추지도 못하는 사람들을 여전히 추종하는 건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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