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기업의 윤리경영이 화두가 된 적이 없는 것 같다. 과거에는 일종의 면죄부가 있었다. “능력이 있으면 되지, 도덕성까지 요구할 수 있나?”는 의식이 은연중에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는 일이 하루가 멀다 하고 세상에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비윤리적 행동을 한 기업이나 조직이 받는 피해는 상상을 훨씬 넘어선다.


회계 사기 혹은 기만 광고, 비윤리적 입찰 등으로 대외 이미지나 평판에 손상을 입은 기업들은 부정 행위로 얻은 이익을 크게 넘어서는 수준의 피해를 가까운 미래에 입는 것으로 나타난다.


기업윤리 분야의 저명한 학자 조너선 카포프 미국 워싱턴대 교수 연구에 따르면 2005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재무•금융 사기로 기소당한 585개 회사는 평균 41%의 시장가치를 상실했다.


절대 다수의 경우가 비윤리적 행위로 얻은 이익의 몇 배 내지 몇십 배에 해당했다. 실로 엄청난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폭스바겐은 2015년 디젤 게이트로 미국 시장 매출이 종전의 16분의 1로 줄었다.


비윤리적 행동의 결과로 돌이킬 수 없는 장기적 손실을 입고 기업 자체가 주저앉게 되는 사례는 허다하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닌데, 여전히 비도덕적이고 비윤리적 시도가 완전히 없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윤리경영이 정착되지 않는 것은 왜일까?


기업의 상당수 경영진이 능력과 도덕성을 구분해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 많은 리더들이 스스로 은연 중에 비도덕적 행위를 방조하거나 심지어 부추기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이는 매우 어리석은 생각이다. 지켜보는 사람들은 능력과 도덕성을 결코 분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부도덕한 인물과 조직의 능력을 평가절하한다.


사실 심리학에서도 도덕성이 떨어지는 것과 유능함에 대한 판단은 별개라는 입장과 부도덕한 모습은 그 사람이나 조직의 능력에 대해서도 부정적 평가를 초래한다고 보는 입장이 팽팽하게 맞선다.


최근 제니퍼 스텔라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와 로브 윌러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이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만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유능한 모습을 먼저 보고 그 이후에 비도덕적인 모습을 보면서 '유능하면서 비도덕적'이라고 평가한다. 두 가지 측면을 별개로 본다.


반면 비도덕적 모습을 먼저 보고 유능한 모습을 보면 '비도덕적인데 유능한 결과를 만들어 내니 사실은 부정한 꼼수나 반칙을 사용한 결과다. 따라서 그 사람이나 조직은 유능하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두 가지 모두 지극히 좋지 않은 것은 자명하다. 1️⃣첫 번째는 유능하면서 비도덕적인 사람이 조직에서 필요 없거나 쓸모없어지면 그를 사회로부터 격리 혹은 제거하는 게 사회의 기본적 속성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많은 사회심리학 연구를 보면 사람들이 가장 공격성을 보이는 대상은 유능하면서 못된 대상이다. 이유는 당연하다. 유능하든 무능하든 이타적이고 윤리적인 대상은 자신에게 별다른 피해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인류 역사에서 만고불변의 진리다.


2️⃣두 번째는 그 자체로 좋지 않다. 비도덕적인 모습을 지니거나 보이는 것은 스스로를 평가절하하는 자충수다. 유능함과 비도덕적인 모습 중 어떤 것을 먼저 보든 그 결과는 결코 좋을 수가 없다.

[CEO 심리학] 도덕성과 능력은 별개?…한몸처럼 움직여야 이득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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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심리학] 도덕성과 능력은 별개?…한몸처럼 움직여야 이득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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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13일 오전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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