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욕



승부욕이란, 상대와 경쟁을 하여 승부를 내려고 하는 욕심을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스포츠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열심히 하는 모습이 대표적인 승부욕을 발휘하는 장면입니다.


승부욕에는 특별한 장르가 없고, 경쟁자가 있는 거의 모든 카테고리에서 발휘할 수 있는 것입니다. 승부욕이 건강하게 발휘되면 일을 열심히 하게 되는 동기부여 요소로 작용합니다. 반대로 건강하지 못하게 발휘되는 장면은 오직 경쟁자를 이기기 위한 꼼수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정정당당하게 이기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승부에서 더 나은 성과를 얻기 위해 잘못된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으로 발현됩니다.


요즘은 매주 일요일 농구를 합니다. 일요일 오후 6시, 서울의 한 고등학교 체육관에 모여 농구를 합니다. 거의 매주하는 사람들과 농구를 하지만, 가끔 객원 멤버를 모시고 게임을 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가끔 쓸데없는 승부욕을 발휘한다는 것입니다. 이겨도 그만, 져도 그만인 친선 경기에서 기를 쓰고 이기고 싶어 발버둥치는 것입니다.


모든 경기를 실전처럼 열심히 한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으나, 꼭 그렇게까지 할 필요 있나 회의가 들기도 합니다. 특히, 경쟁심에 상대와 지나친 몸싸움을 하다가 감정적인 어필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과하게 손을 써서 밀었네, 반칙이라는 둥 내가 하면 정당한 행위, 남이 하면 부정한 행위로 간주하는 이상한 논리를 펴게 됩니다.


경기가 끝난 후 찾아오는 부끄러움을 감당해야 하는 것은 오롯이 악바리 같은 승부욕을 발휘한 본인 몫입니다. 애써 감정 싸움을 했던 상대방을 찾아가 허리를 숙여 사과를 하고, 미안하다고 쓸데없는 승부욕을 발휘해 기분이 나빴다면 모두 제 잘못이라고 훈훈한 마무리를 유도합니다. 그러나 마음속으론 그렇게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고, 여전히 상대방도 잘한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참 어린아이 같죠?


직장에서도 말로 표현하진 않지만, 승부욕을 발휘하여 이기고 싶은 경쟁자가 있습니다. 그보다 더 칭찬받고 싶고, 일을 더 잘한다고 인정받고 싶습니다. 그 대상이 주니어가 되기도 하고, 꼴보기 싫은 동료이기도 합니다. 가끔 제가 잘하고 상대가 실수라도 한 경우 마음속으로 얼마나 고소한 감정이 드는지 모릅니다. 남이 안 되는 모습을 보고 즐거워하는 감정을 느끼는 것이 정말 인간적인 모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날마다 스스로 돌아보고 반성하지만, 한 치도 나아지지 않는 것도 신기합니다.


괜히 이게 다 사회가 사람들을 경쟁하도록 부추겨서 생긴 문화 탓을 하게 됩니다. 학교에서 성적을 매기고 등수를 발표하는 것이 대표적인 경쟁 구도로 승부욕을 자극하는 장치입니다. 그렇다고 모두가 경쟁심이 강한 것은 아니니, 세상이 승부욕을 자극하는 법을 가르친다는 이만한 핑계거리도 없습니다. 사실은 태어날 때부터 사람에게 탑재된 감정이 승부욕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어머니 뱃속에서 나온 형제가 더 많이 먹고 예쁨 받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경쟁에서 이기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더 열심히 노력하게 하는 건강한 동기부여가 되기도 합니다. 물론 건강한 수준까지 노력할 수 있는 절제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승부욕은 좋은 자극제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절제가 무척 어렵습니다. 그만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기 쉽지 않습니다. 조금만 더, 하나만 더, 저 사람보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 이기고 싶은 마음, 더 높이 올라가고 싶은 욕심이 생깁니다.


욕심인 줄 알면서 멈추지 못하는 것이 승부욕의 특징입니다. 과도한 승부욕을 발휘했을 때, 부작용은 부상을 당하는 것입니다. 자기 능력보다 더 잘하기 위해 오버 페이스를 하다가 몸이 다치기도 하고, 이길 수 없는 상대와 불필요한 몸싸움을 하다가 마음이 상하기도 합니다. 몸이 다치는 줄 알면서, 상대와 시비가 붙을 줄 알면서 불나방처럼 달려들게 만드는 욕심이라는 녀석이 무섭습니다. 그래서 저는 욕심이라는 녀석을 경계합니다.


가지면 가질수록 더 갖고 싶게 만드는 욕심이 자신을 피곤하게 만듭니다. 일을 하는 동기가 돈을 더 벌고자 한다면, 시간이 돈이기 때문에 쉬지 않고 일을 합니다. 그런 선택을 하는 모습을 자신이 알면서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정말 욕심이 무섭구나 생각이 듭니다. 항상 목적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을 시작할 때, 이 일을 왜 하는지 기억한다면 욕심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모든 일을 할 때 본질적인 목적에서 벗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행하는 모든 일에 원래 의미가 있음을 기억하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쓸데없는 승부욕으로 마음이 상하지 않고, 정정당당한 플레이로 기분 좋은 시합을 하는 우리가 되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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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27일 오후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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