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을 무시하고 싶은 충동》

우리의 마음 한구석에는 우리의 감각을 무시하고 환경에 우리 자신을 무디게 만들고자 하는 충동이 있다. 또 한구석에는 우리의 정체성이 어느 정도는 우리가 있는 환경과 지울 수 없이 연결되어 있으며 그것에 따라 변화한다는 점을 인정하고자 하는 충동이 있다. 우리는 이 모순되는 두 충동 사이에서 분열되어 있는 것 같다. 누군가의 지저분한 방을 보면, 평소 그 사람의 생활에 관해서 품고 있던 어렴풋한 의심이 그대로 굳어버릴 수 있다. 반대로 꿀색깔의 석회석으로 둘러싸인 햇빛이 잘 드는 방은 우리의 가장 큰 희망을 뒷받침해 줄 수 있다.

알랭 드 보통, 행복의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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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18일 오전 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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