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를 자신의 온 삶 속에 녹여내려는 사람》

사람은 자신의 마음이 끌리는 건축물의 특질을 어느 정도는 스스로 소유하고 있지 않을까? 정으로 불규칙하게 깎은 돌에 연한 회반죽을 발라서 쌓은 담을 두른 오래된 농장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손으로 장식한 타일에 비치는 촛불의 장난을 감상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바닥에서 천장까지 달콤한 먼지 냄새를 풍기는 책들로 가득한 도서관에 유혹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바닥에 누워 복잡한 투르크멘 바닥깔개의 매듭이 있는 가장자리를 더듬으며 만족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각기 인내와 안정에 관해서, 회의와 신뢰에 관해서 뭔가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 열광하는 사람은 자신이 높이 평가하는 대상에 구현된 가치를 자신의 온 삶 속에 녹여내려고 노력할 것 같다.

알랭 드 보통, 행복의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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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19일 오전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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