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는 고발한다》

어느 잡지사의 기자가 애용하는 의자가 무엇이냐고 묻자 르 코르뷔지에는 조정석 의자라고 답하면서, 1909년 봄 파리 상공에서 비행기를 보았을 때 - 비행사 드 랑베르 백작이 에펠탑을 한 바퀴 돌았을 때였다 - 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날아야 한다는 요구 때문에 비행기에서는 모든 불필요한 장식이 사라졌으며, 그 때문에 비행기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가장 성공적인 건축물이 되었다고 말했다.

르 코르뷔지에는 집 꼭대기에 고전주의적인 조각상을 덧붙이는 것은 비행기에 그런 것을 덧붙이는 일만큼이나 터무니없는 짓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적어도 비행기의 경우에는 그런 식으로 덧붙이면 추락을 해버리기 때문에 그 터무니없음이 선명하게 드러난다고 보았다. “비행기는 고발한다 L’avion accuse”. 르 코르뷔지에는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

알랭 드 보통, 행복의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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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26일 오전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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