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누군가 내게 "기술을 어떻게 학습하시나요?"라는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머릿속에는 정말 다양한 생각들이 스쳤지만, 나는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한 가지를 답했다. 기술을 배우는 데 필요한 것은 딱 하나, 충분한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말하는 관심은 그저 흥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관찰하고 확인하고 왜를 고민해보는 적극적인 호기심을 의미한다.
내 경험상 어떤 기술을 깊이 있게 배우기 위해서는 그 대상에 대한 충분한 관심이 있어야 했다. 관심은 단순한 흥미를 넘어서 지속적인 탐구심과 동기부여로 이어진다. 내가 어떤 주제에 강한 관심을 갖게 되면, 문제를 끝까지 풀어보고자 하는 인내심이 생기고, 모르는 것을 즐겁게 파고들 수 있는 열의가 생겨났다. 결국 관심이 커야 기술 지식을 깊게 파고들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진정으로 관심이 있을 때 비로소 새로운 개념을 찾아보고 배우는 과정 자체를 즐기게 되었다.
관찰은 내 학습의 첫걸음이었다. 주변의 좋은 코드나 뛰어난 동료의 작업 방식을 유심히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나 역시 과거 스프링 프레임워크의 코드를 한 줄 한 줄 따라 읽으며, 책으로는 얻기 어려웠던 객체 지향 설계의 살아있는 지혜를 얻었던 경험이 있다. 코드 리뷰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코드를 훑어보는 것을 넘어, 이 코드가 왜 이렇게 작성되었을지 그 의도를 헤아려보며 관찰하고, 궁금한 점은 동료에게 직접 물어보며 내가 놓쳤던 배경과 맥락을 배운다.
확인은 배움의 깊이를 더하는 필수적인 과정이다. 나는 어설픈 짐작으로 아는 척 넘어가는 것을 경계한다. 새로운 API를 공부할 때면, 문서만 읽고 끝내는 대신 작은 테스트 코드를 작성해 내 예상이 맞는지 직접 확인해 본다. 이 간단한 검증 과정이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를 명확하게 해준다. 직접 확인하는 습관을 가진 개발자와 그렇지 않은 개발자 사이의 실력 차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크게 벌어질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습관은 얕은 지식을 깊은 지혜로 바꾸는 비결이다. 어떤 기술을 접할 때 그저 사용법만 익히는 것이 아니라, "왜 이런 구조를 선택했을까?", "다른 방식이 아닌 이 방법의 장점은 무엇일까?" 하고 근본적인 이유를 파고드는 것이다. 이런 질문은 기술의 철학을 이해하게 하고, 실무에서 마주하는 문제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 또한, 동료들과 '왜?'라는 질문을 주고받는 문화는 개인을 넘어 팀 전체의 기술적 깊이를 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돌아보면, 기술은 시대에 따라 계속 변했지만 그것을 배우는 나의 자세는 아직 그대로다. 오늘도 충분한 관심을 바탕으로 관찰하고, 확인하고, 끊임없이 '왜'를 묻는 내가 있다면, 내일 어떤 새로운 기술이 나타나더라도 단단해진 실력으로 그것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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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7일 오전 3:32
확인을 하는 습관이 진짜 중요한거 같아요! 작동 흐름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싶다면, 직접 코드를 두드리며 확인해야하지 않나 싶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