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와 성찰]사람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
Khan
《머뭇거려도 괜찮습니다》 주말에는 가만히 생각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생각을 찾아서 읽어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점점 메일함에 쌓이는 뉴스레터는 늘어가는데, 가만히 생각하는 시간은 기계적인 콘텐츠 소비에 없어지는 기분이 무섭기 때문입니다. 청파교회 김기석 목사님의 기고문을 읽고 '머뭇거려도 괜찮다'라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되었습니다. 회의 때 어떤 의견도 명확하게 이야기하지 않으면 죄의식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결정되기 전까지는 치열하게 의견을 피력하는 게 최소한의 일하는 양심이라는 생각 때문인 것 같은데, 이제 한번 더 머뭇거리고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 큐레이터가 고른 문장 🎒 ] 도시적 삶은 우리를 한 방향으로 몰아간다. 그 분잡에 휩쓸리다 보면 존재에 대한 질문은 스러지고 살아남기 위한 맹목적 앙버팀만 남는다. 숨은 가빠지고 타인을 맞아들일 여백은 점점 사라진다. 서슴없는 언행과 뻔뻔한 태도가 당당함으로 포장될 때 세상은 전장으로 변한다. 정치, 경제, 문화, 언론, 사법, 종교의 영역에서 발화되는 말들이 세상을 어지러움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지금 우리 시대에 필요한 태도가 있다면 ‘머뭇거림’이 아닐까? 머뭇거림은 알 수 없는 것을 아는 것처럼 말하지 않으려는 겸허함, 함부로 속단하지 않으려는 조심스러움,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것조차 수용하려는 열린 마음을 내포한다. 모든 틈은 깨진 상처인 동시에 빛이 스며드는 통로인 것처럼, 머뭇거림은 우유부단함처럼 보이지만 나와 타자가 함께 숨 쉴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머뭇거림이 사람을 자기 초월의 방향으로 인도한다. [ 함께 보면 좋은 콘텐츠 📮 ] WHTM, 《일하는 자의 기본값》 https://www.whtm.space/howtowork/
2021년 5월 9일 오전 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