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혈액형과 별자리로 사람의 성격과 운명을 구분하던 게 유행이었다. 나의 의문은 "성격이 4가지, 운명이 12가지밖에 없어?"였다. 요즘 언론은 나이로 구분하길 무척 좋아한다. xx살 직장인의 고민, xx대의 생각이 모두 같기라도 한 것처럼. 사물을 단순화 하는 것은 명쾌하게 핵심을 보여주는 듯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한 단면을 전부인 것처럼 보여줄 뿐이다. "나이 집착주의는 왜 문제인가. 첫째, 나이에 따른 관계의 서열화와 위계주의를 지속적으로 재생산한다. 둘째, 나이에 근거한 균질화 (homogenization)를 고착시킨다. 특정한 나이라는 것이 마치 그 사람의 성향, 개성, 가치관 등과 상관없이 똑같이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전제를 자연적인 것으로 만든다. 셋째, 공사구분의 공정성과 나이차별을 넘어서는 평등성의 가치를 실천하기 어렵게 한다. 이 점에서 지극히 반(反)민주적이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또는 4·16 세월호 참사 등 특정한 사회역사적 사건을 경험한 같은 세대라고 해서, 사람들이 그 사건에 대하여 동일하게 생각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자동적으로 구성되는 ‘동질적 세대 의식’이란 없다는 것이다. 의식이란 개인의 가치관·인간관·역사관·정치관 등 다층적 요소들에 의해서 형성된다."

[중앙시평] '나이 집착 사회' 그 위험성과 후진성

중앙일보

[중앙시평] '나이 집착 사회' 그 위험성과 후진성

2021년 6월 19일 오후 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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