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렁뚱땅_인턴일기 #입사_전

1. 당시의 나는..
당시의 나는 창업이라 하기도 뭐한 첫 프로젝트를 실패하고, 남은 휴학 기간을 어떻게 해야 알차게 보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었다. 그래도 스타트업 하겠다고 휴학 했는데, 인턴 한 번 정도는 해야 하지 않나? 싶은 안일한 마음도 있었고, 실제로 스타트업들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하기도, 또 배우고 싶기도 했다. 여차저차 로켓펀치, 원티드 등 채용 사이트에 가입하긴 했지만, 어떤 회사에 어떻게 지원해야 할 지 몰라 모집 공고를 멀뚱멀뚱 쳐다보고만 있었던 것 같다.

2. 퍼..블리?
채용 관련 서비스에서 보내는 메일을 훑어보던 어느 날, 퍼블리 인턴 채용 소식을 확인하게 되었다. 이전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퍼블리 콘텐츠를 읽어 본 경험도 있었고, 간만에 이름을 아는 회사의 채용 소식을 접해서 신이 났던 나는 바로 JD를 확인했다. 그 당시 정말 바보(물론 지금도 바보....)였던 내게 퍼블리는 신세계였다...!✨ 체계적인 조직 구성,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회사와 팀원간의 얼라인을 중시하는 문화... 이곳이라면 내가 커피만 타고 있어도 배우는 점이 많을 것 같았다(당시 내 머릿속 인턴=미생 장그래). 그래서 별 고민도 없이 바로 이력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3. 지원 과정
이전 프로젝트에서 UX에 흥미를 느꼈던 나는 소비자 중심의 의사결정을 내리는 멋진 PM이 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안고 퍼블리에 지원했다. (이 때는 이게 특이한 건 줄 알았다. 기본 중에 기본인건데.....🤦) 보통 이력서 -> 면접을 통해 인턴을 뽑던데, 퍼블리는 중간에 과제가 있다는 점이 더 짜릿했다. 뭔가 진짜로 스타트업에 합류하기 위한 과정같은 느낌이랄까? (맞긴 하지만,, 그래도,,,) 열심히 이력서를 쓰고, 빠른 답장에 놀라고, 열심히 과제를 풀고, 또 빠른 답장에 놀라고, 드디어 면접날이 다가왔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내 면접 실력에 자신감이 있었다. 자랑은 아니지만 태어나서 면접에서 떨어져 본 적이 없고, 스스로 말을 꽤 잘 하는 편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안일했던 탓일까, 면접때 아주 제대로 깨지고 말았다. 면접을 진행했던 승국이 긴장하셨냐고 물었을 때 솔직히 울 뻔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너무 편하게 들어간 면접장에서 끝없이 깊은 follow-up 질문을 받았고, 장장 한시간의 면접 내내 나 자신을 포장하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준비를 안했던 내 탓이오🤦‍♂️) 면접 중간에 면접을 포기한 경험은 정말 처음이었다. 그래서 마지막에는 그냥 해탈한 채로 면접에 임했다. 일례로,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냐는 질문에 평소의 나는 온갖 포장을 했겠지만, 이 때는 정말 단순하게 '저 뮤지컬 보러가요!'라고 했던 것 같다.

4. 면접이 끝나고..
아무튼 그렇게 면접을 보고 넋이 나가 있었는데, 승국에게서 연락이 왔다. 솔직히 속으로 '와 이건 신이 주신 마지막 기회다. 뭘 물어보시든 무조건 대답 잘 해야지' 하면서 얼마나 머리를 굴렸는지 모른다. 그런데 바로 합격하셨다는 말을 듣고 말로는 감사하다고 했지만 속으로는 엥...? 대체 무슨 일이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말을 커리어리에 적어도 되는.. 건가....ㅎㅎ) 면접을 그렇게 봤는데도 붙게 되다니...! 참 다행이었고, 면접때 못 보여준 나의 잠재력을 548% 뽐내주겠다는 생각과 함께 퍼블리에 입사하게 되었다🔥🔥

5. 배운 점
지원 과정에서 정말정말 많은 걸 느꼈다. 우선, 과제를 하며 와.. 모든 기능들이 그냥 나온 게 아니구나... 실제로는 이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생각 과정을 거쳤겠구나... 하는 깊은 깨달음을 얻었다. 업무를 할 때의 마인드셋도 이 과정에서 어느 정도 미리 갖출 수 있었던 것 같다. 또 면접 과정은...(할말하않) 반성하자..... 갈 길이 진짜 멀다 은서야! 아무튼 지원 과정부터 이렇게 나에게 깨달음을 주는 퍼블리... 너무 짜릿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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