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본사 마음 훔친 LF, 슈즈 브랜드 '탐스' 국내 독점 전개
Naver
One for One. 신발 한 켤레를 구매하면 신발이 필요한 지역에 한 켤레를 기부하는, 착한 기업으로 잘 알려진 TOMS 라는 브랜드의 첫번째 해외 진출국가가 한국이라는 거, 혹시 알고 계시는 분이 계실까요? 한국의 모 패션대기업에 다니던 직원 하나가 해외 패션 동향을 조사하다 TOMS 라는 작지만 스토리 강한 브랜드를 알게 되고, 친구의 형을 설득해 브랜드 창업자인 블레이크에게 무작정 이메일을 보낸 것이 바로 그 시작이었습니다. “우리는 TOMS를 한국 소비자에게도 소개하고 싶어.” 그로부터 벌써 12년이 훌쩍 흘렀네요. 그 사이 창업자 블레이크는 자신의 지분을 대부분 베인캐피탈에 넘기고 CEO가 아닌 CGO (Chief Giving Officer)라는 타이틀을 가진 홍보대사로활동하게 되었고, 함께 창업했던 멤버들은 하나둘씩 회사를 떠났습니다. (TMI: 블레이크는 별도 회사를 설립, 탐스 로고에 대한 디자인 저작권료 수익을 따로 받고 있고요) 신발, 가방, 안경, 커피. 품목도 디자인도 점점 늘어난 TOMS.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이 브랜드가 내세운 ‘착한 기업’이라는 스토리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더라도 제품 자체가 매력적이지 않고 가격이 합리적이지 않으면 구매로 이어지긴 어려운 세상이 되어갔죠. 게다가 대표적인 제품인 ‘알파르가타’ 스타일의 슬립온 외에는 이렇다 할 대표 제품이 나오질 않았고, 알파르가타 디자인 자체에 대한 특허권이 없기에 유사한 타 브랜드 제품이 저가로 쏟아지는 공세에 하루하루 재무상태도 나빠졌고요. 한국 시장에서의 브랜드 위기 징후도 이미 몇 년 전부터 나타났고, 결국 해당 브랜드의 독점 디스트리뷰트 권한을 대기업 LF에 넘기는 것으로 확정 되었네요. LF 입장에서는 핏플랍, 버켄스탁, 벤시몽 외에도 새로운 라인으로 TOMS를 함께 판매하게 될 텐데 어떻게 차별적으로 전개할지, 그리고 해외 구매대행업체들과의 가격경쟁은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궁금하네요.
2020년 2월 20일 오후 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