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첫 소말리계 시의원 임기 시작] 핀란드 지방정부들이 조만간 새로운 임기를 맞이합니다. 그리고 헬싱키 시의회에는 핀란드 역사상 첫 소말리아 출신 시의원이 의정활동을 시작한다고 하네요. 1. 이번에 헬싱키 시의회에서 국정활동을 시작하는 소말리아 출신 의원은 Suldaan Said Ahmed, 핀란드 좌파 연맹당(Left) 소속입니다. 1993년 소말리아생, 15살이 되던 해 소말리아 내전을 피해 난민으로 핀란드에 이민을 왔습니다. 2. 핀란드에 살고 있는 소말리아인은 약 2만여 명. 핀란드 내 이민자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90년대 초 소말리아 내전이 발발하면서 핀란드에 난민으로 온 사람들이 많다고 하죠. 이번에 헬싱키 시의회에 입성한 Suldaan의원도 이 중 한 명입니다. 그는 소말리아계 핀란드인 1.5세라고 할 수 있고, 그 외에도 핀란드에서 태어난 소말리아계 이민 2세들도 어느덧 성인이 되었다고 합니다. 3. 강산이 세 번 변할 만큼의 시간이 흘렀지만, 핀란드 내 소말리아계 이민 사회 상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습니다. 핀란드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고립된 지리적 위치 때문에 다문화 사회를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곳입니다. (북부에 사미족이라고 하는 소수민족이 살아가고 있긴 합니다.) 때문에 90년대 초반 피부색도, 종교도, 언어도, 식성도 완전히 다른 소밀리아 난민들이 올 때 핀란드는 아무런 준비도 되어 있지 않았다고 하죠. 소말리아계 아이들은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거나 소외되기 일쑤였고, 여러 사회적 편견에 맞서 살아가야 했습니다. 핀란드에서 태어나 (혹은 어릴 때 핀란드에 와서) 이곳 교육도 받고 이곳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지만...여전히 사회 외곽을 떠도는 '이방인'인 것이죠. 평균임금과 학력도 낮을 수 밖에 없습니다. 자신이 나고 자란 나라에서 영원히 이방인이라는 사실...그곳에서 오는 박탈감과 절망감 때문일까요, 소말리아계 핀란드인들의 우울증 및 정서불안 비율은 핀란드 평균에 비해 훨씬 높다고 합니다. 4. 그런 점에서,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 시의회에 소말리아계 핀란드인 정치인이 나왔다는 건 매우 상징적인 사건이라 하겠습니다. 물론 당장 이 정치인 한 명이 소말리아계 핀란드인들의 현실적 문제를 모두 해결해 줄 순 없겠죠. 그럼에도 불구, 서서히 핀란드가 포용적인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원동력이 되어주지 않을까... 살포시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