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는 오프라인에서의 경쟁력이 압도적이면서, 동시에 성공적인 DT로도 유명하다. 덕분에 코로나 19라는 위기 속에서도 국내 시장 1위를 지킨 것은 물론, 다른 업체들과의 초격차를 벌리고 있다. 도대체 스타벅스는 왜 유독 잘나가는 걸까?
1️⃣스타벅스는 양과 질 모두 최고
스타벅스의 2020년 매출은 무려 1조 9,284억 원이며, 올해는 매출 2조 원 돌파가 유력하다. 2016년 커피 전문점 최초로 매출 1조 돌파에 이어서 대기록 달성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더 놀라운 점은 타사와의 매출 차이다. 시장 2위인 투썸플레이스의 지난해 매출은 3,655억 원. 아직 5천억 원도 안 되는 규모이다. 심지어 2위부터 7위까지 업체의 결제금액을 모두 합쳐도 스타벅스의 연간 결제금액을 넘지 못한다.
그런데 스타벅스의 정말 무서운 점은 바로 매장당 평균 매출이다. 스타벅스의 매장 수는 작년 기준 1500여 개로 투썸플레이스(1400여 개)와 비슷하고, 이디야(3300여 개)의 절반이다. 그런데 결재금액은 이들보다 4배 정도 크니, 매장당 매출이 투썸플레이스보다는 4배, 이디야보다는 무려 8배 정도 많은 것이다.
보통 매장 기반의 비즈니스가 성장하는 핵심 동력은 출점이다. 즉 점포 수를 늘리면서 성장하는 것이다. 다만 이런 방식은 매장당 효율이 떨어지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스타벅스는 매년 100여 개가 넘는 매장을 오픈하면서, 동시에 매장당 평균 매출액도 같이 성장시켰다.
2️⃣불호가 적은 스타벅스
스타벅스가 앞서가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표준화이다. 스타벅스는 커피 맛까지도 표준화시켰을 정도인데, 사실 스타벅스 커피 맛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을 내리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다.
맛없다고 평가하는 이유는 강배전 원두를 사용하기 때문인데, 진하고 쓴맛이 강한 대신 본래의 향이 약해진다. 대신 바리스타 간 편차를 줄여 일정한 맛을 내는데는 유리하다. 비록 최고의 맛은 아니지만, 불호가 적은 품질을 유지하여 1등의 자리를 지키는 것이다.
이와 같은 표준화를 위해, 스타벅스는 전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한다. 내부 인력도 단기 고용이 아닌, 전원 정규직이다. 따라서 매장 별 안정적인 수익관리가 가능하며, 비효율 매장은 신속하게 정리가 가능하고, 매장 간 카니발리제이션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고객 입장에서는 교육을 잘 받은 직원들에게 어디서나 균일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에, 서비스와 커피 맛 모두에서 일정한 품질 이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신뢰와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가 쌓이게 된다.
3️⃣사이렌 오더의 숨겨진 비밀
2014년 선보인 사이렌 오더는 한국에서 시작해 미국으로 역수출된 걸로 유명하다. 도입 8년 차인 올해 5월에 누적 주문 2억 건을 돌파했다. 지난 1년간 전체 주문의 25%가 사이렌 오더였고, 작년 연말 한 달 동안 리워드 회원의 50% 이상이 사이렌 오더로 주문했다.
사이렌 오더의 탄생 배경에는 앞서 말한 것처럼 표준화 된 시스템, 전 매장 직영 운영 등이 있다. 주문 데이터가 이미 규격화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그대로 모바일 앱으로 옮기는 것이 가능했고, 직영 매장만 운영하기 때문에 전체 확산도 빠르게 가능했다.
사이렌 오더의 편리함이 널리 알려지면서 동반 성장하고 있는 것이 스타벅스 리워드 회원 수이다. 선불식 충전 카드를 사용하는 고객 로열티 프로그램인 스타벅스 리워드는 지난 2011년 론칭 이후 꾸준히 회원 수를 늘려 올해 2월 700만 명을 돌파했다.
리워드 고객의 성장 속도는 특히 사이렌 오더 등의 디지털 서비스가 급성장하면서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일례로 My DT Pass는 드라이브 스루 이용 시 자동 결제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인데, 작년 연말 기준으로 등록 차량이 150만 대를 넘어섰고, 차량 이용 고객의 약 40%가 이를 활용한다.
4️⃣매장의 한계는 어디까지
금융업 진출 얘기가 나오기도 하지만, 꼭 금융업 같은 이종산업이 아니더라도 스타벅스 매장은 DT 덕택에 공간적 한계에서 벗어나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공격적으로 확장하는 것이 딜리버리 서비스다. 작년에 테스트를 시작하더니, 올해부터는 공격적으로 확장 중이다. 현재는 직접 배송보다는 협력 업체를 이용하는 방식이지만, 신세계가 사실상 스타벅스 지분을 전량 인수한 만큼, 다른 커머스와의 확장/제휴 등도 곧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마치 신세계 백화점이나 이마트에 스타벅스가 입점하듯이, SSG가 주도하는 퀵커머스나 새벽 배송에 스타벅스 커피가 들어갈 수도 있다. 이미 SSG 내 전문관으로 스타벅스 온라인 샵이 작년에 오픈했고, 올해는 여름 프리퀀시 이벤트 상품 일부를 SSG에서 독점 판매했다. 향후에도 확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할 것으로 보인다.
5️⃣스타벅스의 본질은 오프라인 경험
이렇게 스타벅스는 여러 커피 전문점 중 유일하게 고공행진 중이며, 그 배경에는 성공적인 DT가 있었다. 하지만 스타벅스가 정말 대단한 점은 DT를 홀륭히 해내면서도 본질적인 오프라인 경험 증대에 소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스타벅스는 여러 유형의 매장을 계속 시도해왔다. 국내엔 생소하던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도입하여 성공시키기도 했고, 프리미엄 커피 매장인 스타벅스 리저브는 스페셜티 커피를 추구하는 브랜드들과 경쟁 중이다.
이처럼 다양한 선택지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지속해서 업그레이드 해가면서, 본진인 오프라인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들이 잘 버티는 이상 스타벅스의 디지털 전환의 파급력은 점차 더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스타벅스를 보면 정말 탁월한 기업은 환경적 요인과 상관없이 좋은 성과를 거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또한 이러한 성공을 이끈 스타벅스 DT의 핵심은 디지털 전환 자체가 아니라, 고객 편의성 증대를 위한 변화였다. 결국 고객에 대한 집착이 중요하다는 걸 스타벅스는 우리에게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