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국가> 페이스북과 같은 SNS들에 의해 필터 버블이 형성되며 이것이 사용자들의 확증 편향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주장은 예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왔던 것으로 기억하고, 글에 '좋아요'를 누르거나 댓글을 달면 해당 글의 작성자나 작성 페이지가 더 많이 등장하는 건 모두 알고 있었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왜 이 시점에서' SNS가 현대 악행의 근원으로 지목되고 있는지 조금 의아하다. 미국 의회 습격 사건, SNS가 청소년들의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 등의 이유도 있었겠지만, 결정적으로 내부 폭로자가 '페이스북이 이 모든 악영향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으며 그 원인은 악영향을 개선시키는 것이 현재의 수익 모델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라고 발언한 것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거짓과 선동, 부적절한 콘텐츠는 인터넷 상에서 만연하다. 페이스북은 사용자들에게 강제로 이용하게 만들지 않으며, 이는 가능하지도 않다. 미국 의회 습격 사건에서 페이스북은 기폭제 역할을 했을 뿐, 근원은 트럼프와 그의 극우 포퓰리즘 세력, 신뢰를 잃은 언론과 공권력, 시민으로서 필수적인 문해력을 가르치는 데 실패한 공교육이다. 청소년들이 SNS로 인해 잘못된 미의 기준을 가지고, 폭력적인 행동을 보일 때 과연 학교와 부모, 지역 커뮤니티는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궁금하다. 미얀마와 에티오피아의 소요 사태는 사회, 정치 구조의 결함으로 오랫동안 축적되어 온 불만이 폭발한 것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뛰어난 지식인들, 영향력있는 국제기구들과 언론사, 명망있는 인플루언서들, 시민사회의 영향력은 충분하지 못했다. 그와 반대로 페이스북이라는 하나의 기업은 여론을 조성함에 있어 독보적인 위치에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페이스북 운영진의 실제 의도나 해당 기업 이면에서 벌어진 노력들은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페이스북은 이제 영리 행위를 통해 주주들에게 이익을 환원하는 기업의 의무에 더해 세계의 여론을 인류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조성할 의무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해당 사건에 있어 미국법의 개정이나 기업에 대한 규제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근본적으로 페이스북이라는 존재를, 서비스를 대체하는 것을 불가능하다. 이제는 기업이라도 국가, 시민사회를 넘어선 영향력을 보유할 수 있고 이를 소극적으로 행사할 경우 업무 태만으로 인식된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요즘 유행하는 ESG 차원에서만 해석될 문제가 아니다. 기업이 시장과 국가를 넘어 더 거대한 무언가로 거듭났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고, 기업과 정부는 이 사실을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분노를 먹고 사는 페이스북...왜 알고리즘은 우리를 싸우게 하나 / 비디오머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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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를 먹고 사는 페이스북...왜 알고리즘은 우리를 싸우게 하나 / 비디오머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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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19일 오후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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