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롱블랙(LongBlack)이 제시한 습관 디자인 ] 1. 지식 콘텐츠 서비스 <롱블랙>이 11억원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2021년 9월 말에 서비스를 시작했으니 불과 100여일만에 거둔 성과인 셈이죠. 2. 롱블랙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인스타그램 스토리'의 콘텐츠 버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24시간 안에 읽지 않으면 다시는 읽을 수 없으니까요. 대신 인스타 스토리가 피드에 올리기 애매한 콘텐츠를 스토리로 휘발시키기 위함이었다면, 롱블랙은 적당한 강제성으로 독자의 습관을 만들고자 합니다. 3. 언젠가부터 구독 서비스를 대하며 두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는 '뭘 볼지 고르는 데 시간을 허비한다는 것', 다른 하나는 '언젠간 보겠지라는 마음으로 쌓아두기만 한다는 것'입니다. 이번달을 끝으로 넷플릭스에서 내려간다는 말을 들어야 그제서야 허겁지겁 보는 영화도 있으니까요. 어쩌면 현대인에게 구독 서비스는 즐길거리가 아니라 소장거리가 되어간다는 느낌입니다. 4. 롱블랙은 돈을 내고서라도 관리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잘 파고 들었습니다. 실제로 제 주위에 좋은 루틴을 가진 사람들은 독종이라기 보다 오히려 스스로를 믿지 못해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행동을 반복하는 사람들이었거든요. 그러니 '좋은 컨텐츠를 주세요!'라기 보다 '어떻게든 내가 읽게 만들어 봐라!'가 현대인의 진짜 니즈인지도 모르겠습니다. 5. 저는 롱블랙이 이 기조를 끝까지 잘 유지했으면 좋겠습니다. 어느날 '그동안 놓쳤던 이야기 몰아읽기'라는 배너와 함께 우리에게 느슨해질 기미를 조금이라도 허락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재고를 불태울지언정 할인하지는 않는다는 에르메스나 샤넬의 방침으로 콘텐츠를 관리했으면 합니다. 6. 구독(購讀)의 사전적 의미는 '책이나 잡지를 구입하여 읽다'입니다. 그런데 이 구'(購)'자에는 사다(buy)의 뜻 외에 구하다(find)의 뜻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buy한 것은 권리라고 생각하지만, find한 것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구독 서비스의 미래는 '좋은 컨텐츠', '많은 콘텐츠', '독점 콘텐츠'이기 이전에 '놓치기 아까운 콘텐츠'에 초점을 둬야 하는 건 아닐까요. 7. 결론은 점점 불안해져 가던 텍스트 콘텐츠 시장에 좋은 시도가 일어난 게 기쁘다는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롱블랙의 Time Out 기조를 다양하게 활용해 서비스 정체성을 갖춰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니 무리하게 콘텐츠로 승부보겠다는 생각 말아주세요. 승부는 저희와 보시면 됩니다... 나약하고 게으른 우리 존재와 싸워 이기게 해주세요.

롱블랙, 카카오벤처스서 11억원 시드 투자 유치

Naver

롱블랙, 카카오벤처스서 11억원 시드 투자 유치

2022년 1월 11일 오전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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