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례지만 저도 '밀레니얼'입니다...
Brunch Story
[ 오늘도 'MZ 세대'라는 만능 스프를 꺼내는 당신에게 ] 1. 2년 전쯤 'MZ 세대'에 대한 글을 한 편 쓴 적이 있었습니다. 새로운 세대를 조명하는 수준을 넘어 MZ란 단어가 본격적으로 전파되던 시기였죠. 2. 그때도 글의 주제는 '의미 없는 구분은 자제하자'였습니다. 한 세대를 통찰하고 이해하는 연구는 당연히 필요하지만 너무 과한 해석이 시작되면 그 피로감은 사회 전체가 떠안게 되기 때문입니다. 3. 제가 글을 썼던 시점에서 약 20개월 정도 지난 지금, 그 현상은 더 심해진 것 같습니다. 슬픈 건 MZ 세대는 스스로를 MZ 세대라 규정하고 내세운 적도 없는데 주변의 세대들이 스스로를 'MZ 여집합'으로 만들고 있단 거죠. 본인을 X세대, N세대라고 불러본 적 없는 사람들이 이른바 '구분 짓기'에 들어간 셈입니다. 4. 저는 작금의 MZ 열풍이 기성세대들의 회춘 프로그램으로 전락한 것이 참 아쉽습니다. 먼발치에서나마 소위 '젊은 기운 좀 받아보자'는 식의 접근이 불편하기도 합니다. '비록 나는 MZ가 아니지만, 요즘 대세는 MZ니까..'라는 마인드셋은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5. 마케팅이나 브랜딩 영역에서 MZ라는 단어가 하이패스처럼 여겨지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은 타깃 선정에 MZ라는 단어가 들어가지 않으면 클라이언트와 에이전시 양쪽 모두 어색해합니다. 그 말인즉슨, 워딩이 힘을 잃고 구색으로 동작하기 시작했다는 반증일 겁니다. 6. 물론 어느 시대나 중심이 되는 세대와 집단이 존재합니다. 우리는 그들을 Major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지금의 MZ 세대를 정말 Major라고 부를 수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직까진 그냥 한살이라도 어리다는 이유로 회식자리에서 억지로 마이크 잡게 된 모양새로 밖에는 안 보이거든요. 지극히 관중의, 관중에 의한, 관중을 위한 문화현상인 거죠. 7. 저는 기성세대가 개개인을 이해하는 힘을 길렀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그 세대는 어떤데?'가 아니라 단 한 사람을 만나더라도 조급해하지 않고 천천히 이해하려는 자세를 배우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실제 인사이트를 얻는 데도 이 편이 훨씬 낫다는 생각입니다.) 8.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꾸준히 새로운 세대를 고찰하는 신조어는 만들어질 겁니다. 그리고 우린 또 솔깃해하겠죠. 대신 조금만 더 침착하게 들여다보면 좋겠습니다. 다들 프로니까 잘 아실 거잖아요. 그런 액기스는 존재하지 않을뿐더러, 설사 존재한다 해도 우리 손에 이렇게 쉽게 쥐어질 리 없다는 것을요.
2022년 1월 13일 오전 4:29
저도 MZ세대가 대세인지, major인지 의심될때가 있더라구요. 정작 MZ는 한 기업의 막내 라인에 속해서 힘내어 소리 한번 내기 눈치보이는데 말이죠🤔
저도 완전 동감하는 바입니다 ! 어쩌면 나이만으로 공통의 인식표 하나씩 붙여주고 시작하는 건 아닐까 싶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