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막례 할머니가 서브웨이 광고 모델이 되었다. 박막례 할머니가 나오는 것이 궁금해 직접 광고를 검색해 찾아봤다는 사람들(나도 그랬다)이 많은 것만 봐도,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는 성공적이다. 유튜버가 광고 모델이 되는 것, 그보다 광고 시장의 회색 지대에 있다고 볼 수 있는 '시니어(Senior) 유튜버'가 광고 모델이 된 것은 놀라운 변곡점이란 생각이 든다. 최근 뉴발란스도 'GREY Runs In The Family' 라는 소셜 캠페인에서 시니어와의 협업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아빠의 프로필 사진 바꿔드리기' 프로젝트로, 흔히 짐작할 수 있는 평범한 아버지의 패션을 완전히 새롭게 바꿔주는 프로젝트인데, 여기에 뉴발란스 운동화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비포앤 애프터 변화를 보여주는 프로젝트가 새로운 일은 아닌데, 누구나 자신의 아버지를 떠올리게 되면서 뭉클함을 느낀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아버지에게 뉴발란스 운동화를 사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시니어 자체를 타깃으로 하는 광고는 아니다. 중장년 층과의 협업은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가 좋아하는 '진짜'가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박막례 할머니의 콘텐츠에는 꾸밈이 없다. 할머니 세대가 느낄 수 있는 것들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기 때문에 감동이 있다. 반대로 젊은이들의 전유물로 생각되어온 패션이 아버지 세대에게도 통한다는 진실을 보여줌으로써 뉴발란스는 제품을 홍보했을 뿐 아니라, 100년이 넘은 운동화의 헤리티지를 자연스럽게 드러냈다는 생각이 든다.
브랜드와의 연결성이나 맥락없이 시니어 그룹을 모델로 활용하는 것은 피해야한다. 서브웨이와 뉴발란스는 브랜드와의 맥락성을 고려해서 협업을 했기 때문에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손자들의 먹을 것을 챙기는 할머니의 정서'를 3900원이지만 알찬 서브웨이 샌드위치에 녹여냈고, '패션에 신경을 쓰지 못하고 살아온 아버지에게 패션 감각을 선물하고 싶다'라는 보편적인 마음을 뉴발란스의 헤리티지와 연결시켰기 때문에 효과적인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