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도기는 인생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다✨ 면도기 D2C 구독 서비스로 유명한 와이즐리의 공동창업자가 두번째 면도날을 런칭하며 배운 점(Lessons learned)을 솔직하게 적은 글입니다. 그간 한 가지 형태의 면도날을 고집해온 와이즐리가 고객의 피드백을 수렴해 새로운 형태의 면도날을 출시했는데요. "큰 성공보다 좋은 교훈을 얻으며 끝났다"는 평으로 끝난 신제품 출시 과정을 통해, 어떻게 스타트업이 실패를 통해 성장해 가는지 좋은 예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 1. 와이즐리의 기존 면도날도 부족하기만 한 제품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와이즐리 런칭 이후 우리 면도날의 한계점에 대해 질릴 만큼 들었다. 우리는 이미 와이즐리에 실망해서 지금은 다른 면도기를 쓰고 있는 고객들에게 새로 개발된 면도날을 보내드리고 인터뷰를 했다. ✅ 2. 새로 개발된 면도날에 대한 반응은 좋았다. 제품은 합격이었다. 하지만 출시까지 약 1년이 걸렸다. 제품이 합격이라고 바로 판매할 수는 없었다. 신제품이 나왔어요! 라며 공지 몇 줄 적는 것은 불친절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객들과 몇 시간씩 인터뷰를 하고, 30,000개가 넘는 리뷰도 읽어봤다. 그 결과 기존 면도날(SENS)과 포지셔닝을 구분하고 고객이 면도날을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웹 경험을 설계하고, 퀴즈도 만들었다. ✅ 3. PRO 런칭 초기 고객들이 1개의 면도날을 선택하면 선택하지 않은 면도날을 무료로 선물했었다. 내가 놓치게 되는 아쉬운 선택지가 생겨 고민의 과정이 깊어질수록 고객은 결국 만족도가 바닥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PRO는 신제품인 만큼 원가가 더 비쌌지만 가격은 기존 면도날과 똑같이 설정했다. 나의 취향 때문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4. 이렇게 공을 들인 신제품은 큰 성공보다 좋은 교훈을 얻으며 끝났다. 커뮤니티와 게시판을 몇 주 동안 뒤져 부정적인 평가를 주신 고객들을 찾아서 연락드리고, 신제품 면도날을 선물했다. 이탈한 고객들은 새로운 면도날에 만족스러워했고 총 35,000명이 한 달 만에 와이즐리로 돌아와주었다. 고객 추천 지수 또한 우리가 목표한 대로 올랐다. ✅ 5. 문제는 신규 고객이었다. 얼마나 많은 고객들이 감동했는지, 영상도 만들고 경품 이벤트도 크게 열었다. 와이즐리 역사상 가장 큰 예산이 투입된 캠페인이었다. 그러나 두 달간 진행한 캠페인은 이렇다 할 반응이 없이 마무리되었다. ✅ 6. 고객들의 인생에서 면도기 브랜드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신경 쓸 것이 얼마나 많은데 면도기 브랜드가 머릿속에 계속 맴돌겠는가? 그런 고객에게 우리는 ‘우리가 하고 싶은 말’만 했었다. 이때부터 우리는 광고에 쓸 돈을 고객들의 경험에 쓰기로 결심했다. 더 많은 광고, 더 자극적인 광고는 고객들의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온라인 광고 대행사와 계약을 해지했다. 그리고 제품 가격에서 원가의 비중을 더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