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솔잎

핀란드에 사는 박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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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환경 운동가들은 왜 헬싱키 공항에서 시위를 했을까] 지난주 토요일 (5월 7일), 핀란드 헬싱키 공항 보안검색대가 현지 환경 운동가들에 의해 긴급 점거되었습니다. 약 30여 명의 활동가들이 '화학연료 반대' '환경을 생각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헬싱키 공항 측에 항의를 표시한 겁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요? 1. 최근 핀란드에서 가장 정치적으로 뜨거운 이슈는 단연 환경 문제입니다. 다만 당장 해결을 하기 어렵고 또 복잡한 문제라... 갑갑해진 환경단체 일부가 점점 일반 공간으로도 시위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헬싱키 공항 보안검색대가 점거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2. 핀란드, 나아가 유럽 전역이 환경단체들은 유럽 정부들이 (에너지 효율이 훨씬 높고 친환경적인 운영이 좀 더 가능한) 기자, 전철 등의 대중교통 활성화 그리고 이들에 대한 적극적인 공적자본 투자/투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 대신 항공사들을 위한 유류세 지원 및 각종 보조금을 낮추라고 주장하고 있죠. 여기에는 유럽 내 항공사들의 고객 서비스가 좀...별로라는 것도 간접적이나마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탄소배출도 많이 하고, 서비스질까지 낮은 항공사들에게 왜 우리들의 세금이 보조금으로 대거 지원되느냐는 논리...죠. 특히 코로나 19 사태 속에서 (서비스질 낮기로 더 유명한) 유럽 저가항공사들의 재정상태가 악화되자 이를 보조하기 위해 유럽 각국이 공적자금을 대거 투입하면서 또 불만이 고조되었습니다. 3. 헬싱키 공항을 점거했던 시위대는 약 30여 명. 많진 않았습니다. 이 적은 인원으로 헬싱키 공항을 다 점거한다는 건 당연히 불가능했죠. 헬싱키 공항도 시위대들이 나타나자마자 다른 보안검색대를 열어 여행객들을 이동시켰다고 합니다. 일정에 차질도 없었고, 비행기를 놓친 여행객들도 없었죠. 자그마한 해프닝으로 끝난 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은 해프닝이 핀란드 공영방송에서 기사화가 되었다는 건... 나름 의미심장합니다. 그만큼 핀란드 내에서 환경이슈가 큰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화두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앞으로 핀란드 내 항공업계, 나아가 핀란드 환경 규제 관계자들이 앞으로 대중의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궁금해집니다. 여담: 저도 5월 7일 토요일 헬싱키 공항을 거쳐 한국에 무사히 입국했습니다. (2년 만에 온 한국 ㅠㅠ 감동입니다!!!! 아아아 ㅠㅠㅠ) 다행히 저는 시위대가 깜짝 등장하기 약 1시간 전 이미 보안검색대를 통과했었어요. 한국 도착한 후에 핀란드 뉴스를 보고 소식을 접했더랍니다. 휴 타이밍이 절묘했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