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호갱이라 이건 확실히 안다. 레디백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는 호갱인데, 제품을 받지 못해서가 아니다. 고작 이걸(1만원 미만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받겠다고 프리퀀시(일종의 도장)를 모으는 이 놀이의 재미는 과정에서 나온다. 목표라고 내세우기 민망한, 쓸데없는 일에 시간을 쓰면서 받는 순간 쓸모없어지는 굿즈(goods)를 향해 가는 길을 즐기는 것이다. 바보 같은 짓인지 잘 알기 때문에, 꽤 즐겁다." "레디백이 과하게 인기를 끌면서 이번 놀이는 초반부터 완전히 망쳤다. 호갱과 달리 이재에 밝은 ‘똑똑이’들이 다수 끼어들면서 불거진 일이다. 레디백을 구해 개당 몇만원을 남길 수 있다는 계산에 수백잔의 커피를 버리면서까지 싹쓸이해 간 한 업자의 등장이 결정타가 됐다. 비(非) 호갱의 참여는 레디백 미션 난이도를 쓸데없이 높였다." 스타벅스 호갱임을 자처하는 한 기자분이 분석한 '서머레디백' 대란. 굿즈를 획득하기 위해 그 많은 시간과 돈을 쓰는 것이 바보같은 행동인 줄 잘 알면서도 그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는 것인데, 이 재미를 모르는 '비호갱'의 개입이 이 놀이를 완전히 망쳐버렸다고. 매년 철마다 진행해온 스타벅스의 굿즈 마케팅이 막다른 지점일 수 있다라고 말하는 아주 재미있고, 공감되며, 설득력있는 칼럼.

[노트북을 열며] 스타벅스 호갱의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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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스타벅스 호갱의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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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25일 오전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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