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주의를 ‘결과주의’ ‘실적주의’ ‘서열적 경쟁주의’로 잘못 해석하는 조직이 많다. ‘성과’라고 쓰고 ‘결과’라고 읽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성과를 측정하거나 평가하려면 일의 시작 전에 서로 합의한 목표가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 성과(成果, Performance)란 ‘목표한 것을 실행을 통해 이뤄낸 결과물’이다.
그래서 ‘성과’에는 (1)’일하기 전에 책임져야 할 결과물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미리 알고 시작한다’는 ‘목표에 대한 사전 합의’, 그리고 (2)‘성과를 책임지는 조직이나 실무자가 실행전략과 방법을 주체적으로 결정한다‘는 ’권한위임’이라는 2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반면에 ‘결과’는 목표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일이 마무리된 상태를 말하며, ‘실적’이란 과제 실행을 위해 노력한 행위의 결과를 말한다. 실적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성과가 창출되는 것은 아니다. 성과는 필연이 만든 결과물이고 결과는 우연이 만든 결과물이며, 성과는 반복적 재생산이 가능하지만 결과는 반복적 재생산이 불가능하다는 면에서 서로 다르다.
조직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에 대해서, 누군가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서로 간에 합의된 공동의 가치를 기반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일종의 패턴이 있는데, 이를 조직문화라고 한다. ‘성과주의 문화’란 일의 시작 전에 일의 목적과 목표를 정하고, 실행전략과 방법은 실무자가 주체적으로 고민하고 결정하여 실행하고, 창출한 성과만큼 평가받고 처우받는다는 가치와 규범이 조직에서 공유된다는 것이다.
‘성과주의 조직문화’에서 중요한 것은 성과에 대한 기준인 목표를 상위 리더와 사전에 미리 합의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과 방법을 실무자 스스로가 의사결정 할 수 있도록 권한위임을 기본 전제로 갖춰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 역할과 책임 중심으로 일하는 문화, 목표와 전략 중심으로 일하는 문화, 위임과 자율 중심으로 일하는 문화, 평가와 성장 중심으로 일하는 문화가 정착될 것이다.
누군가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되고 자신은 시키는 대로 정해진 대로 실행만 하면 되던 시절에는 일의 결과물이 형편없더라도 그것에 대해 질책은 받을지언정 책임 의식은 사실 부족해도 상관없었다. 반성도, 죄책감도 실무자의 몫이 아니었다. ‘나는 상사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야’라고 생각해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무자가 일의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질 수 밖에 없는 구조로 업무환경이 변함에 따라 성과의 의미도 달라졌다. 성과를 창출했다고 말할 수 있는 조건은, 실무자 스스로가 전략과 방법을 고민해서 사전에 정해놓은 목표를 가시적인 결과물로 만들어냈을 때다. 실행하는 과정과 방법을 상위조직이나 리더가 통제하지 않으며, 실무자 또한 리더나 다른 사람의 방법이나 전략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이러한 성과주의 조직문화를 정착시켜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개인의 차별적 역할과 책임이 요구되는 사회가 도래했다.
‘나 홀로 1등’이 칭송받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개인이 팀의 구성원으로서 각자에게 부여된 고유한 역할이 있고, 원하는 결과물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고 완수해내는 것이 중요해졌다. 전체를 위해 개인이 희생해야 하는 집단 중심 사회와는 다르게, 개인이 자기완결적인 존재가 되기 위해 독립성•개체성•자아정체성 확립에 대한 요구가 강해졌다.
공급과잉시대, 저성장시대에서는 무작정 ‘열심히’ 하라고 강요할 것이 아니라, 조직과 구성원이 방향성을 서로 공유하고 조직 내에서 부여된 개인의 역할을 제대로 완수할 수 있는 업무여건을 조성해줘야 한다. 성과주의 문화에서는 조직이 기대하는 자신의 ‘역할’을 탁월하게 해내고 ‘책임’을 완수할 수 있도록, 실행자의 주체적인 책임과 의사결정권을 인정해줘야 한다.
2️⃣개인의 품격과 자존심을 지켜줄 수 있는 조직문화가 필요하다.
예전에는 조직에서는 ‘명령과 복종’이 미덕이었다. 그래서 결과를 내기 위한 실행방법을 결정하는 주도권은 언제나 상사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실무자는 위에서 시키는 대로 일을 실행하기만 하면 되었기 때문에 실행전략이나 실행방법을 결정하는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조직이 나서서 이러한 문화를 바꿔야 한다. 조직은 구성원이 어떻게 더 즐겁게 몰입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들의 가치를 높여줄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구성원들이 자신의 일을 즐거워하고 몰입하며, 그를 통해 꾸준히 성장하는 선순환이 지속되면, 회사와 같이 성장하고 있다는 확신과 믿음이 형성될 수 있다.
3️⃣수평적 역할을 강조하는 조직구조에 적합한 조직문화가 필요하다.
예전의 사회가 기득권 중심의 수직적 계급사회였다면, 이제는 역할과 책임 중심의 수평적 역할사회, 인간본위의 사회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요즘 시대에는 조직구조와 운영측면에서 조직의 의미가 가족보다는 스포츠 팀에 더 가까워졌다.
축구팀에 감독, 코치, 공격수, 수비수, 미드필더가 있듯이, 조직에서도 저마다의 역할이 뚜렷이 있다. 스포츠 팀과 같은 조직에서는 선수를 중심으로 한 ‘역할중심의 수평적 조직구조’를 갖고 있다. 이제 수평적 조직문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4️⃣업무 성과는 물론 개인의 성장도 강화시킬 조직문화가 필요하다.
일을 하는 목적은 일을 통해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 일을 위한 일만 하는 건, 성장도 발전도 없는 소모적인 노동 그 자체일 뿐이다. 집중해야 할 목표를 정하고 전략과 방법과 리스크를 사전에 생각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심도있는 고민과 의사결정을 하며 내면적으로 성숙하고 발전해야 한다.
성과주의 조직문화가 지향하는 목적의 핵심은 구성원의 역량을 육성함으로써, 성과가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창출되게 하여 조직의 미래 비전을 달성하는 것이다. 조직의 시스템이나 제도가 아무리 완벽하더라도, 그 제도를 수행하고 적용시켜야 하는 구성원들의 역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어떤 성과도 창출할 수 없다.
‘어떻게 하면 구성원의 역량이 더 강화될 수 있을지’, 그리고 ‘강화된 역량을 통해 더 나은 성과를 달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는 구성원들의 성장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어야 조직의 성과가 지속적으로 반복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