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효율성이 아니라 회복력의 시대 - 제레미 러프킨 인터뷰

회복력의 핵심은 중복성과 다양성이라고 하셨습니다. 그게 왜 중요하지요? “효율성의 반대편에 있기 때문입니다. 효율성의 핵심은 마찰을 제거하는 일입니다. 불필요한 재고나 노동력을 없애서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이윤이 돌아가도록 하는 거죠. 필요한 요소만 남기고 나머지는 다 없애 버리는 린(lean) 생산방식의 핵심이 바로 효율성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초기에 어땠나요? 인공호흡기, 마스크, 화장지는 다 어디 갔습니까? 린 생산방식은 이루었지만, 건강한 순환에서는 멀어졌어요. 자연에는 효율성, 생산성이라는 개념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대신 자연에서는 재생성, 반복과 중복성과 다양성이 중요합니다. 중복성과 다양성이 부족한 생태계일수록 무너질 확률도 높아요. 자연의 기본 요소들은 모두 인류의 시간 목표와는 반대의 지점에 있습니다.” —— 한국은 어느 방향으로 큰 걸음을 옮겨야 할까요? 전 세계가 한류의 흐름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이 어떻게 지금의 세계적 문화 허브가 되었는지에 대해 고민한 적이 있어요. 오랜 식민역사로 인해 적응력과 회복력을 길러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한국은 이미 대전환에 필요한 디지털 역량도 갖추고 있습니다. 마음만 먹는다면 아태지역에서 회복력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을 거예요. 물론 중국 및 유럽과 힘을 합칠 수도 있고요. 지금은 한국이 크게 도약할 때입니다. 한국에는 제가 말씀드린 모든 것을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세계적인 기업들이 많습니다. SK, 현대, 삼성 등의 기업들은 인프라의 대전환을 이룰 수 있는 기술과 지식을 갖고 있어요. 한국에는 민첩한 첨단 중소기업도 많죠. 한국의 연금기금 또한 규모가 큰 축에 속하고, 이 기금의 투자가 친환경적인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어요. 단언컨대 진보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한국인들이 회복력 시대를 선언하고, 효율성에서 적응력으로, 생산성에서 재생성으로, 세계화에서 세방화로, 가장 유연하게 치고 나갈 거라고 저는 믿습니다.”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회복력 시대... 더 약해지고 더 흩어져라" 제러미 리프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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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의 인터스텔라] "회복력 시대... 더 약해지고 더 흩어져라" 제러미 리프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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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18일 오후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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