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 생각해 보면 나는 퀀트라는 녀석을 배우는 과정 내내 굉장히 많은 시행착오와 실수들을 경험했다. 속된 말로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덤벼들었던 것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비효율적으로 공부했는가를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결국 그때는 이 본질을 파악하려 하지 않고 오직 기교, 즉 테크닉적인 부분에만 집중하려 했기 때문이다. 시중에는 이미 퀀트에 관한 여러 좋은 책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퀀트 투자에 대한 또 하나의 책을 내기로 결심한 이유는 결국 이 본질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조만간 출간 예정인 나의 첫 퀀트 책은 향후 퀀트를 공부하고자 하는 분들이 나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좀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학습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쓴 책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퀀트 투자라는 시스템을 온전히 이해한 후 비로소 우리에게 필요한 도구들, 즉 퀀트 투자를 위한 각각의 빌딩 블록들을 제시한다. 다시 말해, 나무보다는 숲을 먼저 전체적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것이다. 결국 이 책은 퀀트 투자라는 시스템을 머릿속에 직관적으로 스케치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책이며, 퀀트 학습을 위한 체계적인 로드맵이 되고자 한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퀀트의 세부 분야들은 사실 실무적으로 접근을 하면 그 깊이가 한도 끝도 없는 매우 심오한 주제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한 번 정리를 해보고자 한 이유는 많은 분들이 여쭤보시는 '퀀트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접근해서 공부를 해야 할까요?'에 대한 나름대로의 답변을 드리고자 함이다. Systematic Derivatives Trading, 우리말로 하자면 '파생상품을 활용해 전 자산군에 걸친 자동화된 트레이딩'을 하고 있는 어찌 보면 매우 변태적인(?) 내 업의 특성상 각각의 분야를 조금이라도 찍먹해보면서 밥벌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체계를 잡아놓고 덤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이러한 실무적 경험들이 이 책의 큰 구조를 짜고 디테일들을 채우는데 나름대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어쩌면 아무것도 몰랐던 그저 문과 상경계열 나부랭이인 나였기에 지금까지 어떤 특정 분야에 대한 편향 혹은 편견 없이 퀀트의 다양한 분야들을 재미있게 공부해왔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이 책이 퀀트 투자를 위한 공부 방향을 설정하는 데 있어 만다라트 계획표의 가장 중앙에 위치해 있는 코어 프레임워크가 되기를 희망한다. 만다라트 계획표와 같이 방사형의 형태로 핵심에서 디테일로 뻗어나가는, 그리고 그 디테일들이 하나하나 쌓이고 쌓여 결국에는 자신만의 견고한 퀀트 투자 시스템을 만들어갈 수 있는 자양분이 되기를 바란다. 머릿속에 프레임워크가 완성되었다면 스스로 나만의 세부 커리큘럼을 만들어 공부를 지속해나갔으면 좋겠다. 퀀트의 영역에 완벽은 존재하지 않기에 나 또한 내가 현재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찾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나만의 학습 커리큘럼을 만들어 실행해나가고 있다. 퀀트라는 투자 시스템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며, 앞에서도 말했듯이 배우고 익혀야 할 지식의 영역이 매우 방대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퀀트라는 것이 아무리 해도 되지 않는 불가능의 성역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미 우리를 앞서간 수많은 선배들과 역사적 선례들이 말하고 있듯 '퀀트는 진짜 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물론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매일 엄청나게 치열한 고민과 고뇌를 겪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어떠랴. 그 과정 속에 내가 성장하고 발전하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은 아주 건강하고 행복한 고민과 고뇌이지 않을까. 퀀트라는 방식을 지향하는 모든 분들의 여정에 터벅터벅 함께 갈 수 있는 그런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

퀀트 책 출간 예정을 앞두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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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12일 오전 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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